[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미국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12월 서울에 마련합니다. 2021년 문을 연 가산 데이터센터를 AI 인프라 기반으로 탈바꿈하는 것입니다. SK텔레콤의 이번 발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통신업계에 경쟁의 불씨를 키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은 미국 구독형 GPU 서비스(GPUaaS) 기업 람다와 파트너십을 체결, 12월 서울에 AI 데이터센터를 열기로 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람다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신 GPU를 공급 받아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양사 협력으로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기존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PU H100가 들어섭니다. 최신 GPU 모델인 H200 조기 도입도 추진 중입니다. SK텔레콤은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엔비디아 단일 GPU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을 확충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AI 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GPU 수요가 급등하는 것을 감안해 3년 안으로 GPU를 수천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GPU 서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랙 당 전력밀도를 국내 최고 수준인 44㎾로 구현합니다. 국내 데이터센터 랙 당 평균 전력밀도인 4.8㎾의 약 9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12월 AI 데이터센터 오픈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람다의 한국 리전도 개소합니다. 람다 GPU 기반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는 한국 리전에 저장됩니다. SK텔레콤은 람다 GPU 자원을 기반으로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 출시도 계획 중입니다. 김경덕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장은 "향후 국내 최대 규모의 GPU팜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 람다의 산호세 본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와 스티븐 발라반 람다 창업자 겸 CEO가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진출로 통신3사의 인터넷데이터센터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입니다. 인터넷데이터센터 수를 늘리고, GPU 수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넷데이터센터 가동률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도 사업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로 변화를 시도 중인 가산 센터를 포함해 6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데, 부산과 경기도 양주에 신규 데이터센터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성장한 5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KT(030200)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 중입니다. 서울 목동과 천안 등 13곳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으며, 내년 서울 가산, 경북에 추가 개소를 목표로 건립 중입니다. KT클라우드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8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습니다.
LG유플러스(032640)도 데이터센터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2분기 이 회사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습니다. 7개 데이터센터를 통해 350㎿의 수용 용량을 갖췄는데요. 지난해 경기 평촌 제2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파주에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부지 매입을 완료했습니다. 해당 파주 데이터센터를 GPU 운영과 관리에 최적화된 AI 데이터센터로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