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거센 '미 우선주의'…해리스도 트럼프도 '중국 때리기'

해리스, 첨단기술 중국 수출 제한·대중국 추가 관세 인상 예고
트럼프, 최대 20% 보편 관세·중국산 필수 재화 단계적 수입 금지

입력 : 2024-08-28 오후 4:07:58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국 우선주의'는 예고된 수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해리스 부통령까지 미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관세 정책을 내놓은 영향인데요. 두 후보의 주요 관세 정책이 세부 내용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중국 때리기'로 일관되기 때문에 무역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S) 첫날 대선 훕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호무역 기조 '강화'…높아지는 관세 '벽'
 
28일 두 후보의 정책 토대가 되는 각 당 정강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공화당은 '중국으로부터의 전략적 독립'을 대중국 전략으로 택하고 있습니다.
 
지속하고 있는 미·중 패권 경쟁에 더불어 중국의 역내 영향력이 증대함에 따라 자국 경제를 지키기 위한 조치인데요. 이들은 자국의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검사 출신의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과의 접점이 크지 않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뒤늦게 대선판에 뛰어든 해리스 부통령은 대중국 정책에 있어 아직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도한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전 국민 부가세, 트럼프 세금"이라고 비판했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중국과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 우선주의라는 기조는 명확합니다.
 
해리스 부통령의 대중국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 정책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택하고 있는 대중국 정책은 '디커플링'(완전한 분리) 대신 '디리스킹'(위험완화) 노선인데요.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중국 수출 및 접근을 제한하고, 핵심광물·철강·전기차·배터리 등 분야에서는 대중국 관세를 인상합니다. 이는 첨단산업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며, 중국의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분야에서의 중국과 협력 여지는 남겨놨습니다. 
 
또 '동맹 중시' 기조를 계승하는 해리스 부통령은 동맹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보호무역주의로 중국의 공급망 장악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은 '완전한 독립'인데요. 그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정강을 봐도 △필수 재화의 중국발 수입 단계적 중단 △중국산 차량 수입 금지 △중국이 미국 부동산과 기업을 사들이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등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 강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산 구매 및 미국인 고용 강화' 정책을 택하겠다고 밝힙니다. 
 
트럼프 캠프는 1기 집권 당시의 고관세를 최대 치적으로 강조하기도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밴스 상원의원은 "부패한 지도자(조 바이든 대통령)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가 올라간다고 했지만, 트럼프의 (관세 덕에) 제조업이 돌아왔고 물가는 미국인들을 위해 내려갔다"면서 "해리스는 미국인의 세금으로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걸 허용하고, 이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후보의 이 같은 관세 정책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급격한 세계화의 결과로 값싼 중국산이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초당파적인 반발이 일어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시간주 하웰의 리빙스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에서 '범죄와 안전'에 관한 유세 중 불법 이민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호무역주의 '확장'에…벌벌 떠는 전 세계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현 상황에 대해 중국이 '두 그릇의 독' 앞에 서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들은 미·중 전문가들을 인용하며 "두 사람 모두 중국을 경쟁자 또는 심지어 적대자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당시 태양광 패널·세탁기·철강·알루미늄 등 35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했는데,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가하면서 무역전쟁이 발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두 후보 모두 관세 정책의 폭을 넓히면서 추가 무역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하고 있는 보편 관세에 따라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반발 조치가 나오면 이에 대해 미국이 다시 '상응 조치'를 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리스 캠프 역시 "노동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무역 정책을 추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로 퍼지는 무역 전쟁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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