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김영섭 대표 체제 1년을 맞이했습니다. 8개월 넘게 이어진 최고경영자(CEO) 공백을 마무리 짓고, 3번째 외부 출신 대표를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그간 강조돼 온 순혈주의 대신 외부 인재 중용을 늘렸습니다. 젊은 인재풀을 확보한 결과 KT 임원진 평균 연령이 낮아졌습니다. 또 실무형 조직으로 변화에 나서며 임원진을 줄였고, 고령자 퇴직과 맞물리며 조직은 슬림해졌습니다.
30일 KT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기준 미등기임원의 평균연령이 54세로 집계됐습니다. 임원들의 평균 출생년도가 1970년생으로 계산됐는데요. 1년 전 대비 1.6년 젊어졌습니다. 김영섭 대표가 수혈한 인재 대다수가 기존 임원진 대비 낮은 연령대로, 전체 평균연령대를 낮춘 결과입니다. 김 대표 체제 이후 영입된 대표적 인물들은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1970년생),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전무·1975년생), 추의정 감사실장(전무·1976년생), 윤경아 AI테크랩장(상무·1973년생), 신동훈 AI2X랩 AI코어기술담당(상무·1976년생) 등입니다.
외부출신 CEO답게 기존에 이어지던 순혈주의를 깨고, 김 대표가 인공지능(AI) 신사업 중심 인력풀을 새롭게 꾸렸다는 평이 나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2월말 MWC 2024에서 AICT 서비스 회사에 대한 비전을 선언했다. (사진=KT)
조직 슬림화도 진행됐습니다. 상반기 기준 등재된 미등기임원은 86명입니다. 지난 7월 조직개편으로 신규 임원 영입과 퇴사, 그룹사 전출을 반영하면 85명으로 집계됩니다. 지난해 상반기 미등기임원 98명 대비 13.2% 줄었습니다. 고령자 퇴직, 신규채용 감소와 맞물리면서 전체 직원수도 감소했는데요. KT 직원 수는 1만9370명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3.7% 감소했습니다.
조직 슬림화로 실용주의 노선을 보여줬다면, 사업부문에서는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체질개선으로 경영철학을 이어갔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들 정리도 단행됐습니다. 대표적으로 화물운송 플랫폼 롤랩 지분 매각에 이어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민클과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 지니버스 오픈베타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개선에 나서며 주가도 반등했습니다. 주주친화정책 일환으로 도입된 분기배당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KT는 1분기 주당 500원을 배당한데 이어 2분기에도 동일하게 배당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김 대표 취임일 당시 종가 3만3050원에 머물던 KT 주가는 2월 중순 4만2400원을 기록했고, 지난 8월27일 6개월 만에 다시 4만원에 도달했습니다. 취임 초기 대비로는 20%가량 오른 수치입니다.
남은 임기 김 대표의 과제로는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이 꼽힙니다. 조직과 사업부문에서 체질개선에 나섰지만, 신사업의 비전제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 2월말 MWC 2024에서 AI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한 AICT 서비스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명확한 비즈니스모델(BM)을 보여주지는 못한 까닭입니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가 가시적 성과의 일부분이죠.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믿음 중심에서 글로벌 기업과 제휴로 전략을 선회한 것에 대해 내부 평가도 갈립니다. MS와 신성장 동력 모색에 나선 것이란 평도 나오지만 KT새노조는 "MS와의 제휴에 대해 기대와 우려 공존 한다"며 "기존 보유 역량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평했습니다. KT는 하반기 MS와 AI협업 계획을 발표하며 AICT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서비스 공동 개발과 인재 양성 등 AI와 클라우드 분야 기술과 서비스 경쟁력 관련 전략 발표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