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관심도, 이슈도 실종됐습니다. 14명이나 되는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지만, 진보와 보수 각 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는커녕 공약과 의제도 공통 분모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선거가 자칫 '그들만의 선거'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11일 기준으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후보는 진보 9명과 보수 5명 등 총 14명입니다.
현재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엔 후보가 난립으로 인한 표 분산을 막고 의제를 통일하기 위해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기구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진보 진영의 후보들은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추진위)'에 등록했습니다. 등록한 후보들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정근식 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자문관 △홍제남 전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등입니다. 추진위에 등록하지 않은 범진보 후보는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 참여 후보(강신만, 곽노현, 김경범, 김용서, 김재홍, 안승문, 정근식, 홍제남)들이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후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진위는 당초 후보 단일화를 위한 룰 확정 기한을 지난 6일까지로 잡고, 7일부터는 경선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후보들 간의 이견으로 후보 선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기구가 쪼개졌습니다. 보수 시민단체인 '바른교육국민연합(바교연)'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이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구성했다가 범사련이 탈퇴한 겁니다. 여기에 '보수후보 단일화 제3기구(가칭)'라는 새로운 기구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자칫 보수 후보들 사이에 단일화가 합의가 이뤄지기 힘든 환경입니다.
보수 진영 후보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윤호상 한양대 겸임교수 등이 있습니다.
각 진영의 후보 선출을 위한 단일화 기구가 파행되면서 진영 내 공통 의제나 공약도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과 이슈가 실종되는 중입니다. 그나마 남은 관심은 각 진영의 1등 후보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사회단체·기독교단체단체 36곳이 모인 '서울시 교육감 후보 추대위원회(서교추)'는 조 후보를 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발표했습니다.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도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조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5일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지지자들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보 진영의 경우 각계 원로들이 곽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임혁백 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이튿날에는 허욱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과 정길화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강성남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곽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습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 등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날 공표된 서울 시민 대상 <CBS·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지난 8~9일 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3.5%포인트·무선 ARS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 누구를 가장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곽 후보가 14.4%로 1위였습니다. 없음은 21.2%, '잘 모름'은 18.8%였습니다.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 누구를 가장 선호하느냐는 질문에는 조 후보가 12.5%로 선두를 달렸습니다. 없음은 23.3%, '잘 모름'은 21.6%였습니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직책 상실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 날짜는 다음달 16일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