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긴축에 찬물 끼얹은 '집값'…커지는 한은 고민

9월 3주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
서울 아파트값 26주째 오름세

입력 : 2024-09-20 오후 3:39:03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26주째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추석 연휴가 낀 탓에 상승폭은 주춤한 모습이지만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우상향 중입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 또한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등의 노력에도 금리 인하를 위한 환경은 좀처럼 조성되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0.05%↑…서초 '반포·잠원' 상승폭 최고
 
한국부동산원이 20일 발표한 '2024년 9월 3주(9월1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올랐습니다. 지난주 0.07% 상승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상승폭이 가장 높은 수도권의 경우 서울이 0.16%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경기 0.09%, 인천 0.06%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의 경우 강남 11개구의 상승률은 0.18%, 강북 14개구는 0.15%였습니다.  
 
강남의 경우 서초구(0.32%)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송파구(0.28%)는 문정·잠실동 주요단지 위주로, 강남구(0.22%)는 개포·압구정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19%)는 대림·양평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북의 경우 용산구(0.22%)는 이촌동·한강로 역세권 단지 위주로, 광진구(0.22%)는 광장·자양동 중소규모 단지 위주로, 마포구(0.21%)는 공덕·용강동 준신축 위주로, 성북구(0.16%)는 길음·하월곡동 위주로, 성동구(0.15%)는 성수·응봉동 위주로 상승했습니다. 
 
지방은 오히려 하락폭이 확대됐습니다. 5대 광역시는 -0.02%에서 -0.03%로, 세종은 -0.09%에서 -0.04%로, 8개도는 보합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셋값 70주째 상승…가을 이사철 영향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6% 올라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수도권과 서울은 상승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동일하게 0.12% 올랐고 지방은 보합을 유지했습니다. 
 
시도별로는 인천(0.19%), 경기(0.10%), 부산(0.03%), 울산(0.03%) 등은 상승, 강원(0.00%), 충남(0.00%) 등은 보합, 대구(-0.05%), 대전(-0.04%), 제주(-0.03%), 전북(-0.03%) 등은 하락했습니다. 
 
부동산원은 "임차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며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나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 및 일부 단지에서 가격이 조정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돌입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역세권, 신축, 학군지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대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건데요. 이달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된 데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돼 매매보다는 전월세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동산 공급에도 금리 인하 '글쎄'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 안정이 시급한 상황인데요.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벨트 해제 등 부동산 공급 대책까지 내놓으며 금리 인하 환경을 조성해 왔습니다. 전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는 8.8 부동산 공급 대책 추진을 가속화하면서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대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 정부 규제는 "이전보다 부동산 거래를 조금 부담스럽게 하는 수준"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를 테면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부동산 대출 규제인 담보인정비율(LTV)을 70%에서 40%로 낮췄습니다. 사실상 집을 사지 말라는 건데요. 이 정도의 드라마틱한 규제를 하지 않는 이상 부동산 시장에서의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또 이 연구위원은 "현 정부 정책은 시장 거래를 억누르는 효과 정도지 안정적 수익이 있고 잡힐 담보가 있는 우량 차주들은 대출을 가져갈 수 있는 수준"이라며 "서울 강남 3구, 마용성 등 주요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폭등까진 아니지만 꾸준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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