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영선 고발에…회계책임자 "고맙다"

김영선, E씨에 횡령·사기·정치자금법 위반 주장…본지 녹취록선 다른 정황증거

입력 : 2024-09-24 오후 2:50:49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16일 대구 중구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서 열린 2023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고발당한 회계 책임자 E씨가 "고맙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의원이 E씨를 사기·횡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자, E씨는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회계책임자 E씨 "진실 가려 보자"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부터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회계 담당자로 근무했던 E씨는 본지에 "김 전 의원이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지난 23일 E씨를 창원지검에 횡령·사기·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E씨를 통해 명태균씨에게 6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 6월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보궐선거 공천에 대한 대가성 금품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E씨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고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6000여만원이 명씨에게 전달됐는지도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E씨가 여론조사 영업에 6000여만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에 명씨가 E씨에게 해당 금액을 빌려줬다는 겁니다. 명씨도 이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빌려준 돈 6000만원 돌려받은 것도 문제가 되나요"라고 적었습니다.
 
김 전 의원은 E씨가 선거자금을 부풀려 횡령했다는 주장도 제기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6·1 보궐선거 당시 E씨에게 선거자금 9700만원 빌렸고, 선거 후 보존 비용으로 1억1000만원 정도가 들어와 갚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6월 검찰 소환조사에서 확인해보니 E씨가 작성한 서류에는 자부담금이 4700만원이었고, 나머지 5000만원을 횡령했다는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세비 절반' 명태균에 전달한 '김영선'
 
하지만 본지는 이날자 2∼3면을 통해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경남 창원의창)에서 당선된 직후 자신의 세비 절반을 명씨에게 장기간 건넨 사실을 추가 보도했습니다. 총액은 9677만6000원입니다. 검찰이 파악한 6300만원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특히 명씨는 이 과정에서 E씨에게 지속적으로 김 전 의원이 세비 절반을 달라고 독촉했습니다. 본지가 입수한 명씨의 녹취 파일에선 김 전 의원의 세비 전달(2022년 8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경로도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애초 '김영선→E씨 통장→명태균'으로 전달되던 김 전 의원의 세비는 명씨와 E씨의 불화 직후인 2023년 6월부터 '김영선→명태균' 직접 전달로 이뤄졌습니다. E씨는 이와 관련해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저를 통해 돈 받는 게 싫다고 해서 서랍에 넣어뒀다"며 "책상 서랍에 넣어놓으면 김 전 의원이 명씨에게 직접 전달했는데, 하루라도 늦으면 난리가 났다"고 했습니다.
 
이어 E씨는 "(돈 성격 관련해서) 김영선 앞에 세워놓고 '의원님 공천 어떻게 받으신 거 아시죠?' 00(명씨의 막내딸) 언급하며 '의원님이 평생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E씨 주장대로라면 공천에 대한 대가성이 의심됩니다. 본지는 이날 이에 대한 반론을 듣기 위해 김 전 의원에게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한편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김 전 의원과 명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및 부정청탁금지법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습니다. 사세행 측은 본지의 이날 보도 이후 김 여사 등을 제3자 뇌물공여죄 혐의로 추가 고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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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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