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행보 'K-수출'…암초도 곳곳 '포진'

한국경제 순항 '미지수'…공급망 불안 가중
미국 동부 파업 일단락됐지만 '여지 남아'
중동분쟁 격화 '최악'…석유 시설 타격하나
"글로벌 제조업 전망도 3개월 연속 하락세"

입력 : 2024-10-04 오후 5:04:1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올해 9월까지 수출액이 역대 3분기 중 2위를 기록했지만 계속 순항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공급망 대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미국 동부·걸프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타결됐지만 내년 1월15일까지 잠정 합의에 불과한 미봉합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글로벌 제조업들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격화하는 중동 분쟁까지 가중되고 있어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9월23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정부와 각 기관 등에 따르면 미국 동부·걸프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3일 만(3일 현지시각)에 타결됐지만 2025년1월15일까지 잠정 합의로 남겨둔 상황입니다.
 
미 항만 파업 일단락됐지만 '미봉합'
 
현재로서는 바이든 미 대통령의 임금인상 지지로 일단락됐지만 잠정 합의 시점까지 사실상 두 달 반가량 남은 만큼, 쟁점 사안을 둔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 동부항만 파업의 타결에도 수출입 물류에 대한 비상 상황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미국 동부항만 파업이 일단락됐지만 4일 민관 비상대응반이 모이는 등 수출입 물류에 대한 긴급 점검 회의를 이어간 것이 대표적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미 동부항만 파업이 타결됐지만 내년 1월15일까지 잠정 합의인 탓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금인상으로 인한 간접적 영향 등 해상 공급망에 어떤 영향이 이어질지 여부도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무엇보다 중동분쟁 격화 문제는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중동지역 불안에 따라 작년 12월부터 주요 선사들은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를 시작한 이후 민관합동 비상대응반이 계속 가동되고 있는 배경입니다.
 
현재 해상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월1주 3734pt를 기록한 후 9월 4주 2135pt로 43%가량 하락했습니다. 현재 해수부는 주요 수출 항로를 중심으로 임시선박을 총 17회 투입했으며 중소기업 전용 선적공간에 대해 매주 1795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9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87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5% 증가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중동 화약고
 
중동사태 동향을 보면 이란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피살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의 죽음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며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도 이란에 즉각 재보복을 천명하며 중동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은 최고조입니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란 원유시설 타격 발언까지 불거진 데다, 실제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타격할 경우 공급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의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3.99달러로 전날보다 3.61달러(5.15%) 급등한 바 있습니다. 한 주 간으로 따지면 8%가량 폭등한 겁니다.
 
우리나라 등 안보리 비상임이사 10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중동 정세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주요 7개국(G7)도 외교를 통한 사태 수습 의견을 모았지만 이란은 즉각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으로 공급 차질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제조업의 경기 부진도 제조업·수출 중심의 국가 성장에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의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3.99달러로 전날보다 3.61달러(5.15%) 급등했다. (사진=뉴시스)
 
"경기 부진 지속…제조·수출 중심국 둔화"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발표된 JPM(제이피모간 체이스) 글로벌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2023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수출주문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향후 제조업 경기에 대한 기대도 낮아 제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최근 미국 경제분석국의 통계 기준 변경으로 최근 5개년 국민계정 데이터가 수정됐는데 GDP 대비 낮은 성장세를 보였던 GDI가 상향 조정됐다"며 "높아진 저축률을 감안하면 제조업 경기 및 고용 둔화 흐름에도 당분간 소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독일처럼 제조업·수출 비중이 큰 국가들은 수출 주문 부진에 따른 제조업 경기 둔화 여파가 크다"며 "독일 제조업 경기 둔화가 고용 부진,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유로존 경착륙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요 제조업인 자동차산업의 경우, 판매 부진에 주요 수출시장에서 시장 점유율도 낮아지고 있어 산업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52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보면 직전 분기(89)보다 4포인트 하락한 '85'로 집계됐습니다. 즉, 4분기 제조업 체감경기 전망이 더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올해 영업실적이 연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61.6%에 달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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