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모터스, 또 액면가까지 빠진 주가…M&A도 무산

주가하락에 유동성 위기…12월 350억 CB 만기
CB 주식전환 시 지분 50%…"주관사 계약 종료"

입력 : 2024-10-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KR모터스(000040)의 주가가 액면가 근처까지 빠지면서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추진한 지 반년여 만입니다. KR모터스는 전환사채(CB)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 부담으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적합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시장에선 KR모터스가 추가적인 감자와 유증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모터스는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0.18% 하락한 556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KR모더스의 액면가(500원)와 주가의 차이는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앞서 KR모터스는 지난 3월 보통주 3.3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진행했습니다. 감자 직후 1342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반년여만에 58.57% 하락했습니다. KR모터스의 주가가 액면가에 근접하면서 자금조달 여력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상법에 따라 유증과 CB 발행 등 신주발행 시 액면가 이하로 발행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KR모터스가 올해 초 무상감자를 단행한 것 역시 주가를 액면가보다 높이려는 이유가 컸습니다. KR모터스는 지난해 말 자본잠식률 53.39%를 기록했는데요. 자본잠식률 50% 이상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합니다.
 
감자 전 KR모터스의 주가는 400원대에 거래됐는데요. 유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주가를 액면가보다 높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감자 후유증을 통해 작년 말 480억원이던 KR모터스 자본금은 올해 반기 300억원으로 감소했고, 224억원이던 자기자본은 332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커지면서 자본잠식도 해소했습니다.
 
문제는 KR모터스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열악하다는 점입니다. 감자와 유증으로 자본잠식은 해소했으나, 상반기 KR모터스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61.89%, 361.94%로 여전히 유동성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특히 오는 12월 350억원 규모의 51회차 CB 만기가 돌아오는데요. 상반기 기준 KR모터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21억원에 불과합니다.
 
KR모터스는 CB를 해결하기 위해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경영권 매각까지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KR모터스는 350억원 규모 CB를 포함한 지분 51% 이상을 매각할 계획이었습니다. 당시 CB의 전환가액은 1304원으로 주식전환시 30%가량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최대주주인 엘브이엠씨홀딩스(900140)와 오세영 LVMC 회장은 CB 인수자에게 구주 지분 20%가량을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KR모터스의 주가 하락으로 경영권 매각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CB의 전환가액은 586원입니다.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약 50% 수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경영권 매각을 통해 대주주 측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사라진 것입니다. KR모터스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KB증권과의 계약기간 만료로 인해 현재 주관사는 없는 상태”라고 공시했습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KR모터스의 매각가격으로 400억~500억원이 거론됐는데, KR모터스가 유가증권상장사인 만큼 꽤 매력적인 매물”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KR모터스의 경영권 매각은 수년째 시장에 언급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고 감자와 유증이 이뤄졌다”면서 “오 회장 등이 정말 KR모터스 매각을 할 의사가 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경영권 매각 및 CB 상환 계획 등을 문의하기 위해 KR모터스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사진=KR모터스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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