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한국 국채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습니다. WGBI는 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핵심 지수이자 3대 채권지수인데, 한국은 4번째 도전 끝에 결실을 이뤘습니다.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하반기 정례 시장 분류 보고서에서 한국 국채를 WGBI에 편입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채는 지난 2022년 9월 WGBI 편입 예비 후보인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FTSE 러셀은 매년 3월과 9월에 WGBI 국가 분류 결과를 공개하는데, 4번 만의 도전으로 편입을 확정지은 겁니다. WGBI 편입 시점은 오는 2025년 11월로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실제 지수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FTSE 러셀이 운영하는 지수인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힙니다.
FTSE 러셀은 시장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수준을 고려해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데, 그간 한국은 시장접근성 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국채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 완비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FTSE 러셀의 한국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통령실은 "'국채시장 선진화'를 국정과제로 삼은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외국인투자 접근성 제고, 국채시장 인프라 개선 등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결국 성공시킨 숙원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우리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역동성, 그리고 재정건전성을 높이 평가하고 지난 2년간 추진한 정책방향을 신뢰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이번 결정은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하에서 한국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높은 국가 신인도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다"며 "금리가 안정돼 국민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FTSE 러셀은 우리나라의 편입 비중이 2.22%를 차지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26개 국가 중 9번째 규모입니다. 이번 편입 조치에 따라 한국 국채 시장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11월부터 최소 500억 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기재부는 "WGBI 편입으로 금리가 안정됨에 따라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외환시장의 유동성도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WGBI를 추종하는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반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다만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를 문제삼았습니다. 이들은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선진그룹'에 편입됐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소되지 않으면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는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