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5주만에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금융권 대출 규제 여파에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조정장 진입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서울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신고가 경신에 힘입어 다시 상승폭을 늘린겁니다. 다만 이번 상승 폭 확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습니다. 업계에선 대출규제가 부동산 시장의 알파이지 오메가인 상황에서 집값 반등은 일시적 현상일뿐이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전주 대비 0.11% 상승…5주만에 상승 폭 키워
18일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오르며 30주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들어 상승 폭을 줄이는 모양새였습니다. 9월부터 본격화한 대출규제 여파가 컸는데요. 6주 전인 9월 둘째주 상승폭이 0.23%였는데 9월 셋째주 0.16%로 상승폭이 떨어진 이후 지난주(0.10%)까지 꾸준히 상승 폭은 꺾였습니다.
이에 부동산시장이 조정장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부동산 시장에 크게 작용하며 상승폭 둔화 현상을 일으키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도 "가격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규제 영향 등으로 전반적인 매수심리는 위축되고 관망세가 지속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강남·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 신고가 갈아치워
그러나 최근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입지 아파트들에서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거래가 나오면서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강남구가 개포·압구정동의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0.27%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강남구의 뒤는 용산구(0.19%), 서초구(0.18%), 마포구(0.18%), 성동구(0.16%), 광진구(0.15%)가 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내년 재건축 조합 설립을 앞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는 지난 1일 전용면적 175㎡가 43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기존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역시 여의도에 위치한 시범아파트도 지난 7일 전용 156㎡가 35억2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강남구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4일 전용면적 84㎡가 29억4800만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찍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서울뿐 아니라 인천(0.02%→0.06%)과 경기(0.04%→0.06%) 역시 상승 폭이 전주에 비해 다소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7%로 0.01% 포인트(p) 올랐습니다.
아파트 거래량·신고가 경신 총량 여전히 낮아…상승폭 확대는 '일시적'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확대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은 급등보다 점진적으로 오르는 양상이 일반적"이라며 "금리인하라는 부동산 시장 상승을 위한 좋은 재료가 있지만, 지금은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가 시장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에 점진적 향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함영진 랩장은 "주택 거래 총량이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서지는 않고 있고, 신고가 경신도 있었지만 신고가를 모아 본 총량 역시 호황기보다는 굉장히 낮은 상황"이라며 "가을 이사철 이슈 등이 겹치면서 일부 단지 신고가 경신에 따른 상승폭 확대는 있었지만,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확장을 예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