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농협손보, 보험손익 개선 성공…투자손익은 아킬레스건

고액사고·자연재해 영향 덜 받아…보험손익 증가 성과
부진한 투자손익 탓에 영업익 '뚝'…FVPL 변동성 내재

입력 : 2024-10-2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8: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농협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일반보험 손해율을 개선하면서 보험영업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일반보험은 농협손해보험 특유의 정책보험이 포트폴리오 중심이다. 보험영업은 특히 지역 농축협 채널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보험손익과 달리 부진한 투자손익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일반보험 비중 과반…정책보험 중심 운영
 
18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농협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일반보험 손해율이 60.2%로 지난해 말 64.4% 대비 4.2%p 하락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경과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발생손해액) 비율을 뜻한다. 손해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된다.
 
하락 이유는 고액사고와 자연재해가 줄어든 영향이다. 보험 종목별 지표를 살펴보면 특히 화재보험(20.5%)과 특종보험(63.6%) 손해율이 개선됐다. 일반보험 외 장기보험(91.2%) 부문도 소폭 감소했다. 그 결과 전체 손해율은 84.7%로 1.7%p 내려갔다.
 
 
농협손해보험은 농협금융 특성상 정책보험을 운영하는 만큼 일반보험 비중이 높다.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구성은 원수보험료 2조5914억원 가운데 일반보험이 1조3612억원으로 52.5%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장기보험 1조1792억원(45.5%)과 자동차보험 510억원(2.0%)이다.
 
정책보험에는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풍수해·지진재해보험 등이 있다. 해당 상품이 중심인 만큼 손해율 양상에는 계절적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여름과 겨울에는 각각 장마철과 폭설 탓에 다른 계절보다 손해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일정한 주기로 손해율이 오르고 내리기도 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원수보험료 90% 정도를 재보험에 출재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다만 가축재해보험 등 나머지 정책보험은 출재가 제한되면서 손익 변동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보험료 요율을 올리거나 인수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보험 손해율은 명확하게 어떤 부분이 좋아졌다고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올해 자연재해의 경우 현재까지는 태풍 영향이 없기는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연재해는 예측이 불가한 면이 있어서 손해율 변동 관리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보험수익성 제고…투자손익 부진 과제
 
농협손해보험은 손해율 개선에 따라 보험손익 수익성도 제고됐다. 올 상반기 보험수익은 1조89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줄어들었지만 보험서비스비용이 1조7708억원으로 더 크게 감소하면서 보험손익이 1222억원으로 9.0%(101억원) 증가했다. 보험수익 대비 보험손익 비율도 6.5%로 0.7%p 상승했다.
 
보험영업에서는 특히 지역 농축협을 거점으로 활용해 채널 안정성을 높이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의 경우 대부분 농협은행과 지역 농축협 점포로 구성된다. 이는 농협손해보험의 특장점인데, 비교적 부족한 설계사 채널 기반을 보완해 주는 역할도 한다.
 
이정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농협손해보험은 설계사 영업 기반이 경쟁사 대비 열위하나 농축협과 농협은행 지점을 통해 방대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라면서 “일반 상품 외에 정책보험도 판매하면서 고객 기반이나 판매 가능한 보험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사진=농협손해보험)
 
반면 부진한 투자영업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상반기 투자손익은 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8%(277억원) 감소했다. 보험손익 개선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이유다. 투자영업손익이 1761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보험금융비용이 1240억원으로 커지면서 수지가 악화됐다.
 
투자손익 부진에는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평가손익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농협손해보험은 FVPL 비중이 26.2%로 높은 편이다. 금리 변동에 따라 투자손익도 크게 출렁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상반기 보험손익은 보험계약마진(CSM) 증가와 고액사고 감소로 개선된 반면 투자손익은 FVPL 금융자산 평가손익 감소로 줄었다”라면서 “회계 기준 IFRS9 적용 이후 FVPL 금융자산 비중이 높게 나타나 금리 변화에 따른 투자 부문의 평가손익 변동성이 내재됐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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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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