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사전투표…해리스 대 트럼프 '진검승부'

'오바마-머스크' 불 붙은 유명인사 지원군 경쟁
유세 속 투표독려…2주 남은 대선판 표심 공략 치열

입력 : 2024-10-21 오후 3:04:42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주요 경합지의 '사전투표율'이 미국 대선의 핵심 변수로 격상했습니다. 선거 열기가 막판 뜨거워지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명 인사를 총동원하고, 상대방에 대한 공방을 확대하며 표심 잡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대선일까지 약 2주가량 남은 상황이지만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는 등 초접전 대결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신생 선교 침례교회에서 열린 교회 예배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경합 주 사전투표 열기, 해리스도 트럼프도 '독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집계한 사전투표율을 보면 19일 기준 주요 경합지인 조지아가 17%를 기록해 사우스다코타(2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조지아주는 지난 15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했는데요. 주 당국에 따르면 첫날에만 최소 31만명이 참석했습니다. 2020년 약 13만명에 비하면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미시간(12%), 노스캐롤라이나(12%), 펜실베이니아(10%) 등 다른 경합지 또한 투표율이 10%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는 허리케인 '헐린'의 직격탄을 맞아 투표율이 우려됐지만 예상을 깨고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공화당의 태도도 바뀌었습니다.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우편투표가 사기라고 주장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열성적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디트로이트 유세에서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꼭 투표하자"라고 독려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디트로이트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날 "우리는 오늘 디트로이트에서 몇 가지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말한 후 곧바로 조지아로 이동해 사전투표를 진행했습니다. 
 
해리스는 '오바마' 트럼프는 '머스크'
 
테슬라의 창립자 엘론 머스크가 20일(현지시간)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록사인 극장에서 열린 타운홀에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동료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털리스트 및 기술 기업가들과 공동 설립한 아메리카 PAC에 75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사진=AFP 연합뉴스)
 
이처럼 미 대선이 막바지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이자 두 후보는 지원군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눈에 띄는데요. 지난 5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오른 뒤, 19일에는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에서 지원 유세를 했습니다. 특히 그는 트럼프 지지자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머스크 CEO는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 한 명에게 매일 100만달러(약 13억7000만원)를 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해리스의 우군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인데요. 오는 24일 주요 승부처인 조지아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공동 유세를 벌입니다. 26일에는 미시간주에서 미셸 오바마가 처음으로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세 무대에 서게 됩니다. 오바마 부부는 민주당 내 가장 인기 있는 인사로 꼽히는 만큼 본격적인 등판에 나서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환갑' 해리스, 흑인 표심…트럼프, 맥도날드 '알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페스터빌-트레보스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캠페인을 중단한 후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자튀김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주말 내내 두 후보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는데요. 해리스는 흑인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경합 주 조지아를 찾았습니다. 일요일이었던 20일 환갑 생일을 맞이한 해리스 부통령은 대형 흑인 교회로 향했습니다. 해리스 측은 최근 흑인 표심을 다지기 위한 행보를 이어왔는데요.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에 투표를 호소했습니다. 해리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해리스의 흑인 지지율이 4년 전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보다 10%포인트 낮게 나타나자 흑인 표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이후 흑인 표심이 회복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같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 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 남동부의 벅스 카운티의 맥도널드를 찾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님이 아닌 점원으로 나섰는데요. 그는 재킷을 벗고 흰색 셔츠와 붉은색 넥타이만 맨 채 감자를 튀기고 드라이브스루로 햄버거를 건넸습니다. 그는 경쟁자 해리스 부통령의 맥도널드 아르바이트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환갑을 맞은 해리스에게 햄버거를 사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도날드 근무를 두고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도 했는데요. '금수저' 출신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진정한 친서민 후보라는 점을 부각 시키기 위한 행보로 해석됩니다. 
 
뉴욕=김하늬 통신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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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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