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21일부터 네트워크 자회사 전출자 지원을 받습니다. 네트워크 인력의 희망퇴직은 22일부터 시작됩니다. 전출 대상인 KT 직원들은 KT 본체에 잔류하거나 희망퇴직하는 것으로 갈리는 분위기인데요. 다만 노사 합의 내용에 반대하고 있는 KT새노조는 단식 농성에 돌입하며 아직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음을 알렸습니다.
KT는 내년 1월을 목표로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 KT OSP(가제)와 KT P&M을 설립합니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유지보수 업무와 고객전송·개통·AS 업무를, KT P&M은 국사 내 전원시설 설계·시공·유지보수를 비롯해 도서지역 마이크로웨이브, 선박무선통신 운용·유지보수를 담당합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KT가 노사 합의에 따라 지난 17일 해당 직무를 담당하는 4820명(KT OSP 4400명, KT P&M 420명)에 대해 전출 인원 목표를 정하지 않기로 했지만, 어쨌건 자회사로 이동하거나 희망퇴직하는 것 중 선택해야 합니다. 직무 재배치를 원하지 않을 경우 KT 본체에 남을 수는 있지만 공백 상권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이라는 직무 전환을 택해야 합니다.
전출 희망자 접수는 21일부터 24일, 25일부터 2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고, 특별 희망퇴직은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접수받을 예정입니다.
KT 내부 관계자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은 (자회사로 이동하느니) 희망퇴직을 원하고 있지만, 정년이 남은 직원들은 자회사로 이동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KT 수준에 못 미치는 자회사 복지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네트워크 업무가 자회사로 이동해 본사와 기본급 등 차이가 날 경우 추후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이는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KT새노조가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와 함께 KT 네트워크 인력재배치 거부 단식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21일 진행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에 21일에는 회사의 인력 재배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들은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을 지키기 위해 단식 농성도 돌입했습니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영진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자의 생존권과 통신 인프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KT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경영진에 대한 항의이자, 국민의 안전을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라며 "단식 농성은 자회사 전출 동의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며, 끝까지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도 이번 KT의 인력 재배치가 네트워크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김 팀장은 "통신망은 점점 고도화될 것이고, 자율주행, 원격의료 등 단순히 생활의 편리함을 넘어 우리의 생명과 직결될 것"이라며 "네트워크 사업이 외주화되고, 비용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통신의 안전한 이용을 보장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