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최근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등장하는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오빠는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상당수가 오빠를 윤 대통령으로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김 여사의 친오빠로 생각한 응답은 10%대에 불과했는데요. 성별과 연령, 지역, 진영을 불문하고 카카오톡 속 오빠의 정체가 윤 대통령일 것이란 응답이 높았습니다.
24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4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간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등장한 오빠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0.4%는 "윤 대통령"이라고 답했습니다. "김 여사의 친오빠"라는 응답은 13.1%에 그쳤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6.5%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5%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명태균 씨는 지난 15일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제가 명 선생님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는 김 여사의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여권은 발칵 뒤집혔는데요.
특히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라고 언급한 메시지로 인해 정치권에선 '오빠의 정체가 누구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다"며 사실상 오빠가 윤 대통령이라는 데 힘을 실었습니다.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에 '준석이'라고 자신을 지칭하는 대목이 있는데, 김 여사의 친오빠와 친분이 전혀 없다고 설명한 것입니다.
대통령실에선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대략 1시간 만에 "카카오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오빠를 둘러싼 정체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영남조차…TK 66.5%·PK 72.7% "윤 대통령"
조사 결과를 성별로 보면 남녀 모두 카카오톡 속 오빠의 정체가 윤 대통령일 것이란 응답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남성 '윤 대통령' 72.4% 대 '김 여사 친오빠' 11.3%, 여성 '윤 대통령' 68.5% 대 '김 여사 친오빠' 14.8%였습니다.
연령별로도 모든 세대에서 카카오톡에 등장한 오빠의 정체가 윤 대통령일 것이란 응답이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40대에선 무려 87.8%가 윤 대통령으로 예상했습니다. 20대 '윤 대통령' 64.5% 대 '김 여사 친오빠' 16.6%, 30대 '윤 대통령' 69.7% 대 '김 여사 친오빠' 12.7%, 40대 '윤 대통령' 87.8% 대 '김 여사 친오빠' 5.8%, 50대 '윤 대통령' 81.2% 대 '김 여사 친오빠' 10.5%, 60대 '윤 대통령' 72.6% 대 '김 여사 친오빠' 13.7%였습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70세 이상에서도 '윤 대통령' 39.4% 대 '김 여사 친오빠' 21.3%로, 카카오톡에 등장한 오빠가 윤 대통령일 것이란 응답이 높았습니다. 다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39.3%로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카카오톡 속 오빠의 정체가 윤 대통령일 것이란 응답이 높았습니다. 보수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조차 윤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압도했습니다. 대구·경북(TK) '윤 대통령' 66.5% 대 '김 여사 친오빠' 15.1%, 부산·울산·경남(PK) '윤 대통령' 13.8% 대 '김 여사 친오빠' 72.7%였습니다. 이외 서울 '윤 대통령' 62.8% 대 '김 여사 친오빠' 16.3%, 경기·인천 '윤 대통령' 77.0% 대 '김 여사 친오빠' 10.1%, 대전·충청·세종 '윤 대통령' 64.5% 대 '김 여사 친오빠' 13.9%, 광주·전라 '윤 대통령' 69.0% 대 '김 여사 친오빠' 9.6%, 강원·제주 '윤 대통령' 73.3% 대 '김 여사 친오빠' 19.8%로 나왔습니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명태균씨 페이스북 화면 캡처)
보수층 46.9% "윤 대통령"…26.9% "잘 모르겠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선 70% 이상이 윤 대통령으로 바라봤습니다. 중도층 '윤 대통령' 71.6% 대 '김 여사 친오빠' 10.2%였습니다. 진보층에서도 '윤 대통령' 86.3% 대 '김 여사 친오빠' 6.8%로, 윤 대통령일 것이란 응답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에선 '윤 대통령' 46.9% 대 '김 여사 친오빠' 26.2%로, 상당수가 오빠의 정체를 '윤 대통령'으로 예상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6.9%였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 여사 친오빠' 40.3% 대 '윤 대통령' 23.2%로, 김 여사의 친오빠일 것이란 응답이 높았습니다. 36.5%는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윤 대통령' 89.6% 대 '김 여사 친오빠' 3.6%로, 윤 대통령일 것이란 응답이 90% 가까이 됐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