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K-로봇 현주소)③웨어러블 로봇의 일상화…한계 없는 '확장'

엔젤로보틱스 선두로 의료용 재활 로봇 '각광'
산행·무게 증량 등 웨어러블 로봇 용도 다양화

입력 : 2024-10-2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9: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새로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세계 가전 박람회 IFA에서 가정용 AI 반려 로봇을 선보이는 등 로봇을 신사업으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 2차전지,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협동 로봇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두산로보틱스(454910), 에브리봇(270660)·엔젤로보틱스 등은 산업용 협동 로봇이나 서비스용 로봇, 혹은 휴머노이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로봇 기업들은 아직 성장 단계라 실질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각 기업의 로봇 사업 현황과 향후 도전 과제를 살펴보고, 이들의 미래 사업 방향을 분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최근 세계적으로 웨어러블 로봇을 비롯한 의료용 로봇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엔젤로보틱스(455900)는 주요 브랜드 엔젤 메디(MEDI)를 비롯해 신제품을 개발해 내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위로보틱스는 산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윔’, 에프알티로보틱스는 요양 업무 등에서 근력 강화를 돕는 ‘스텝업4’ 등을 공급해 웨어러블 로봇이 사용되는 영역은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젤 렉스 (사진=엔젤로보틱스)
 
재활 돕는 웨어러블 로봇 각광·의료용 로봇 시장 '확대'
 
23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지난해 74억 달러(약 9조5000억원)에서 3년만인 오는 2026년 144억달러(약 18조5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의하면 웨어러블 로봇을 포함한 글로벌 의료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22년 116억6000만달러(16조652억원)에 달했고, 2030년에는 772억2000만달러(99조5047억원)로 100조원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8년 만에 연평균 성장률은 25.60%을 기록하는 셈이다.
 
이처럼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엔젤로보틱스는 국내 웨어러블 로봇 기업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보행 재활 치료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 ‘엔젤 메디(angel MEDI)’ 제품군이 있다. 엔젤 MEDI 브랜드 중 하반신 불완전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엔젤렉스(angel legs) M20’은 근육 재건, 관절 운동의 회복 등 재활과 치료를 돕는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엔젤로보틱스는 현재까지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원, 요양병원 등 100곳 이상에 엔젤렉스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대전보훈병원에서도 보행로봇치료기 엔젤렉스(angel legs)를 재활센터에 도입했다. KB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엔젤로보틱스 국내 재활 로봇 시장 점유율은 56%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출시를 앞둔 신제품 ‘엔젤슈트(angel SUIT)’는 의료기기 인증 후 재활병원을 비롯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까지 주요 타깃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령자나 경증 보행장애 환자도 실생활에서 착용할 수 있도록 엔젤렉스보다 실용성이 높은 경량형 웨어러블 로봇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보조 관절에 따라 엉덩 관절 보조(angel SUIT H10), 무릎 관절 보조(angel SUIT K10) 등 다양한 종류 제품군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엔젤로보틱스는 근로자의 근골격계를 보호하기 위한 산업안전용 웨어러블 슈트 ‘엔젤 기어(angel GEAR)’를 공급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을 향한 기대감에 LG전자(066570)도 투자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이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엔젤로보틱스 주식 96만주(지분 6.42%)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다만 매출에 비해 과도한 연구개발비로 영업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연구개발비는 17억원으로 매출 24억원의 70.86%를 기록했다. 사측에 따르면 다품종 소량 생산해야 하는 웨어러블 로봇 특성상 높은 개발비가 투입되고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웨어러블 로봇 표준 플랫폼(Wearable-robot Standard Platform, WASP)'을 산업부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젤로보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고령화 추세가 심화되면서 당사는 증가하는 수요에 대비해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웨어러블 로봇을 제작하기 위한 구동기 기술인 모터, 모터드라이버, 감속기등 주요 핵심 기술·부품을 내재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엔젤 키트(KIT) 브랜드로 외부에 판매도 하고 있다. 2026년까지 부품 내재화 비율을 85%까지 끌어올리고 신제품 품질 향상까지 이루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005930)는 연내로 ‘봇핏’을 출시할 예정이다. 코스모로보틱스는 재활을 돕는 지면보행용 로봇 ‘EA2 Pro’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중국의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로부터 의료기기 인증도 최근 획득해 시장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한림대성심병원·피플앤드테크놀로지와 'RaaS(Robot as a Service) 기반 스마트병원 운영 솔루션 제시한다. 팀로보틱스는 외골격형이 아닌 의복형 착용 로봇도 개발했다.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사진=위로보틱스)
 
일상생활로 활동 영역 넓히는 웨어러블 로봇 
 
최근 웨어러블 로봇의 용도는 일상생활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산책이나 등산 등 일상 환경에서도 웨어러블 로봇을 입게 되고, 소방관이나 요양보호사 등 무거운 물체나 사람을 들어야 하는 특정 직업군에서도 그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에서도 기업이나 연구 기관 등을 위한 지원을 확대키로 하면서 의료용 로봇 기업을 비롯한 국내 로봇 기업들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라이프위크(SLW)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여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발한 하지 근력보조 로봇 ‘문워크’를 착용하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소방관도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각종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최근 강원 소방대는 웨어러블 로봇을 적용했다. 에프알티로보틱스는 요양 보호사 등에 근력 보조를 지원하는 ‘스텝업 4’를 내놓기도 했다.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는 지난 19일 지리산 국립공원 경남 사무소와 협력해 탐방객에게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윔은 1.6k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와 휴대하기 쉬운 디자인이 특징인 일상용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이다. 오르막·내리막 모드와 보행 보조모드와 운동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현재 산자부는 2030년까지 로봇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민관합동으로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기술, 인력, 기업 등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감속기 등 5개 하드웨어 기술과 자유조작 등 3개 소프트웨어 기술 등 8대 핵심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특히 첨단로봇 산업을 이끌 전문 인력을 미래차, 드론 등 모빌리티 산업과 연계해 1만5000여명 이상 양성하고,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지능형 로봇 전문기업도 30개 이상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웨어러블 로봇은 재활 치료뿐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보조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과 유용성이 높다"라며 "연구개발이 지속돼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개발된다면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조은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