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왓챠가 데이터 사용을 둘러싼
LG유플러스(032640)와 공방과 관련, 대기업의 기술 탈취라는 입장을 다시금 밝혔습니다. 과도한 정보가 요구됐으며 이런 대기업 악습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는데요. LG유플러스는 왓챠로부터 제공받은 데이터는 계약 범위에서만 활용됐다며 반박했습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LG유플러스 U+tv모아 API 로그 화면을 통해 LG유플러스의 서비스가 왓챠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다"며 "이는 데이터 탈취의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왓챠 광고판.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왓챠와 LG유플러스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콘텐츠추천·평가서비스인 왓챠피디아의 데이터를 공급받는 데이터베이스(DB)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별점 정보, 코멘트 정보 등을 포함한 데이터를 U+모바일 tv와 인터넷(IP)TV 서비스에만 한정해 사용하도록 제한했습니다.
LG유플러스가 계약상의 사용 범위를 위반하고, 데이터를 부정 사용해 신규 서비스인 U+tv 모아에서 활용했다는 것이 왓챠 측 주장인데요.
국감에서 송재봉 민주당 의원이 "대기업의 기술 탈취가 늘어나고 있다"며 "왓챠 역시 LG유플러스의 투자가 결렬되고 LG유플러스가 U+tv 모아를 냈는데 이것이 왓챠의 서비스를 베꼈다는 증거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태훈 대표는 "U+tv 모아 개발자 모드에서 API 로그 화면을 확인하면 왓챠의 데이터를 사용한 증거가 발견됐다"며 "LG유플러스가 처음에 왓챠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API 로그 화면을 제시하니 베타 서비스에 테스트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말을 바꿨고, 이후에는 서버에 왓챠 데이터가 있지만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해당 사실에 대해 일관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왓챠는 기술 탈취 의혹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는 "투자 파기 이후 바로 유사 서비스인 U+tv 모아를 출시한 점에서 이는 기술 탈취의 결과물이라고 판단한다"며 "LG유플러스의 투자 실사 과정에서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핵심 기술 정보를 요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술이나 데이터 침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기능정의서나 기능운영전략서 등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며 "특허청 신고를 통해 이 부분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사진=LG유플러스)
왓챠의 국감 발언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입장문을 내고 "왓챠로부터 제공받는 데이터는 왓챠와 당사간 계약에 따른 것이며, 계약의 범위에서만 활용된 사안"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왓챠가 제공하는 기능들은 미디어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공유하고 제공되는 보편적인 기능과 디자인으로, 왓챠의 고유한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인수를 위해 나선 실사는 통상적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인수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논의한 범위는 통상적인 수준이었으며, 관련 법을 저촉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행됐다"며 "앞서 왓챠 측이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에 이의 제기를 했었고 각각 심사 불개시, 종결 처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