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AI 통화 녹음 서비스 시장을 둘러싸고 스마트폰 제조사 외 통신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다만 승자 없는 전투를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는데요. 이들이 준비 중인 서비스들이 제조사가 단말기를 토대로 제공하는 기능과 많은 부분 겹치는 만큼, 통신사만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 가운데서
SK텔레콤(017670)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조만간 AI 기반 통화 비서 ‘익시오’를 출시합니다. 11월 초로 예상되는 상황인데요. 국내 아이폰 고객 입장에선 통화 녹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앞서 '에이닷'을 선보인 SKT 외에 LG유플러스로도 넓어지는 셈입니다. 다만 통신사들이 출시하는 AI 통화 비서는 모두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아이폰 기기 자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애플이 지난 29일부터 자사 운영체제(OS) 18.1 업데이트를 시작하면서,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도 통화 녹음이 가능해졌는데요. 다만 애플의 통화 녹음 기능은 수신자, 발신자 모두에게 ‘이 통화는 녹음됩니다’라는 사실을 고지한다는 점에서 통신사들의 통화 녹음 앱이나 안드로이드 기반
삼성전자(005930) 갤럭시폰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기존 통화 녹음이 가능했었던 데 더해 ‘AI’가 실시간 통역해주는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 가릴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을 두고 통화녹음과 AI 기능에 올인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이 AI 비서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가파른 시장 성장세가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1억달러(약 6조원) 규모였던 AI 비서 시장은 연평균 47%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에는 618억달러(약 8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국내 통신사들의 경우 AI 비서 시장에서 얼마 만큼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달립니다. 애플과 삼성전자 같은 제조사가 통화 녹음 및 AI 기능이 이미 탑재된 제품을 속속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신사가 제공하는 AI 통화 비서 앱이 이들 서비스와 어떤 차별화된 포인트를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 출시로 신규 가입자 유치도 가능하지만, 통신사들이 선보이는 서비스들이 대동소이하고 가입자 포화상태 등으로 새로운 가입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