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소장 위조한 ‘금수저’ 전직 검사에 ‘유죄’

윤혜령씨, 고소장 '분실'하자 관련문건 위조한 혐의
공수처, 1심 무죄에 항소…2심선 '공문서 위조’ 유죄

입력 : 2024-11-07 오후 4:59:3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부산지검에 재직할 당시 고소장을 분실하자 관련 문건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직 검사 윤혜령씨에 대해 법원이 1심 무죄 판결과 달리 항소심에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성복)는 7일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 형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다만 사문서 위조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선고유예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지만, 그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된 범죄에 대해 2년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제도입니다. 2년 동안 법원이 내건 조건을 지키면 형 자체를 면해주는 겁니다. 
 
윤씨는 앞서 지난해 9월 열린 1심 재판에선 공문서·사문서 위조 혐의에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윤씨는 부산지검에 재직하던 지난 2015년 12월 민원인의 고소장을 분실하자 동일 민원인의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한 뒤에 수사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건 당시 윤씨는 모 금융지주 회장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금수저 검사'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뉴시스)
 
윤씨는 사건 이듬해 5월 사직했고, 징계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임은정 당시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검찰 수뇌부가 윤씨의 공문서 위조 사실을 묵인했다며 2021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를 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그해 9월 권익위로부터 사건 기록을 송부받아 수사에 착수했고, 2022년 9월 윤씨를 기소했습니다. 공수처는 윤씨가 동일 고소인의 다른 사건 기록에서 고소장을 복사해 수사 기록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봤습니다. 또 윤씨가 검찰수사관 명의의 수사보고서에 고소장을 대체 편철한 공문서 위조 혐의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윤씨의 공문서·사문서 위조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고소장을 대체 편철한 행위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공수처의 증거만으로 윤씨에게 문서를 위조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봤습니다. 공수처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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