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실적 선방했지만 연임 변수

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곧 임기 만료
모그룹 인사·내부통제 이슈 변수

입력 : 2024-11-1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산하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카드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하면서 연임 시나리오에는 문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다만 금융권 내부통제 이슈로 인적 쇄신 요구가 나오는 만큼 내외부적인 변수도 존재합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엔 기본 2년 임기 만료 후 큰 문제가 없으면 1년을 추가로 연임하는 '2+1' 관행이 있습니다. 올해 기본 2년 임기가 끝나는 수장들은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입니다.
 
카드사, 실적 방어 성공
 
지난해 1월 신한카드에 취임해 올해 12월 임기가 끝나는 문동권 사장은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고르게 증가하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청신호를 켰습니다. 신용판매·할부·오토리스 수익은 늘리고 영업비용은 줄여 순이익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5527억원에 달했습니다.
 
또 문 사장 체제에서 신한카드는 여행카드인 '쏠(SOL) 트래블' 카드 출시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고객을 돌파하며 업계에서 인정받았습니다.
 
지난해 3월 우리카드에 취임한 박완식 사장도 올해 12월 임기가 끝납니다. 박 사장의 성과는 단연 독자결제망 구축 안정화를 이뤄낸 점입니다. 10월 기준 독자가맹점 200만점, 독자카드 발급 누적 400만좌를 돌파하는 등 안정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우리카드는 박 사장 체제에서 안정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기록했던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4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4%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1월 하나카드에 취임한 이호성 사장도 올해 12월 임기가 만료됩니다. 이 사장 지휘 아래 하나카드는 안정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늘었습니다.
 
이 사장은 하나카드 여행 특화카드 '트래블로그'가 인기를 끌면서 하위권 이미지를 단번에 탈바꿈시켰습니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출시 2년 만에 가입자 6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2022년 1월 취임한 이후 2024년 1월 한 차례 연임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는 올해 12월에 1년 추가 연임까지 만료됩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3704억원을 거뒀습니다. 전년 동기 2724억원보다 36% 증가한 수치입니다.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입니다.
 
이 사장은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 이용자 모집에도 힘썼습니다. 3개로 분산돼 운영됐던 앱을 취임하면서 KB페이 중심으로 통합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올해 10월 기준 KB페이 가입고객은 1300만명을 돌파했고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는 업계 최고 수준인 8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 산하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 관련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사진=각 사)
 
본업 경쟁력 강화 '글쎄'
 
해당 카드사들은 순이익에서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선방했습니다. 세 카드사의 3분기 순이익은 29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2.4% 증가했습니다. 각종 비용을 줄이고 카드론 등 고수익 상품 위주의 영업을 전개하거나, 채권 매각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줄어든 측면이 큽니다.
 
따라서 업계 안팎에서는 연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도 혼재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독자적인 상품이나 결제망 안정화에 성공했어도, 고위험 자산 의존도가 커진 만큼 위험 요인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풍선효과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이 증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건전성 강화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카드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개선돼야 본업인 신용판매업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건전성 관리와 성장 동력 마련 계획이 연임의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경우는 지주사 인사와 연계되는 데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금융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어 CEO 인사을 중시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본 2년 임기 후 큰 변수가 없다면 1년을 추가로 연임하는 '2+1' 관행이 있다"며 "금융지주들이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카드사의 경우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실적 방어를 해온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드사들의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성장한 배경에는 각종 비용을 줄이고 카드론 등 고수익 상품 영업 확대, 채권 매각 등이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카드가맹점에서 카드결제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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