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기존 주차 타워에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없는데요. 이 기계식 주차장은 로봇을 이용해 600킬로와트(KW)급으로 급속 충전을 할 수가 있고요. 충전 중이거나 주차 중인 차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바로 감지기가 작동해 하단 수조에서 불을 끌 수 있습니다."
올해 인천 청라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로 '전기차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지하주차장이 화재 위험의 온상이라는 선입견도 생기고 있는데요.
지난 8일 경북 김천에서 만난 류병의 한국교통안전공단(TS) 주차안전처장은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미래 주차타워를 소개했습니다. 50대의 차량이 주차가 가능한 규모로 8대가 동시 충전이 가능합니다. 기존 충전 시스템은 충전하는 동안 운전자가 대기해야 했지만 이 시스템은 로봇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주차 후 개인 업무를 볼 수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충전 현황은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발주해 국가연구과제로 추진 중입니다.
류병의 TS 주차안전처장이 지난 8일 미래 주차타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직 로봇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사진=뉴스토마토)
'배터리 포비아' 없앨 진단 시스템 준비 착착
지난 9월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화재 안전대책을 발표했는데요. TS는 배터리 인증제, 배터리 정보 공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안전기능 강화, 배터리 검사항목 확대, 검사 인프라 확충 등 많은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지난달부터 광주친환경차인증센터에서 시범사업에 들어갔는데요. 국토교통부 기자단이 방문했던 지난 7일~8일 이틀간 현장은 본격적인 배터리 안전성 시험에 착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에서는 BMS와 카디스(KADIS : 한국자동차 진단 통합 시스템)등 전기차 배터리 진단 체계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차주가 감전될 경우를 대비한 절연 저항 테스트, 각 제어기기들이 정상 작동되는지, 전선 연결상태나 전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물론 과거 고장 여부까지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 검사에서는 셀 단위로 전압을 측정해 과중천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TS에 따르면 진단 시스템은 내년 1월 법제화 이후 민간 검사소에서도 설비가 갖춰질 예정입니다.
실제 주행 중인 차량에 대한 배터리 성능 검사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배터리는 온도가 가장 중요한 만큼 실제 주행환경을 모사해 속도를 높일수록 온도가 잘 제어되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S는 해당 장비를 성산검사소 친환경검사소에 우선적으로 보급한 뒤 검사기법을 고도화시켜 최종적으로 개발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첨단검사 장비가 동원된 자율주행 검사시스템도 볼 수 있었는데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앞쪽에 다른 차량이 갑자기 등장할 경우 차가 자율적으로 속도를 줄이는지, 앞쪽 차량을 따라 가속을 하다 차가 원래 속도로 빠르게 돌아오는 지 등을 검사하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한 대 뿐인 '자율주행 요소장치'는 독일과 합작해 기술을 개발 중인 장비인데요. 가상 화면을 보며 운전자가 시속 50킬로미터로 주행하다 앞쪽에 차량이 갑자기 등장할 경우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주행이 제어되는 시스템입니다. 실제 차량에 탑승해 보니 충돌 직전에 전방 충돌 보조장치와 비상 제동 장치가 작동돼 관성에 의해 차량이 뒤로 튕겨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에서 시연 중인 주행 중인 차량의 배터리 성능 검사(사진=뉴스토마토)
물류 취약지역 없앤다…K드론 배송 '한눈에'
지난 7일 방문했던 전국 드론상황관리센터 평가분석실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제 드론 배송 궤도를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요. 이동 중인 드론을 클릭하면 배송 물품의 중량, 소유자, 보험가입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실시하는 K-드론 배송 상용화 사업에는 14개 지자체, 16개 배송업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배송업체가 협의해 지정하는 배달점은 현재 전국에 173곳인데요. 전기배터리로 운영되는 드론은 최대 80~90킬로그램까지 매달고 활주로없이 조그만 공간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갈 때는 생필품을 배달하고 돌아올 때는 배편이 빨리 끊겨 배송이 어려운 해산물 등 지역 특산물을 배송하는 하는 실증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드론배송업체는 위험요인을 사전에 자체 평가·저감할 수 있는 SMS를 구축해야 하고 항로 설계업체를 통해 배송로를 설계해야 합니다. 드론배송 상용서비스 확산을 목적으로 지원 중인 TS는 항로설계 전문가가 안전사항을 검토 후 배송로를 지정하게 되는데요. 드론 배송기체에 식별장치를 부착하고 식별관리시스템(K-DRIMS)으로 실시간 모니터링(LTE)은 물론 비행 이력도 관리합니다. 배송 기체가 정해진 방향대로 운영을 했는지, 사고 발생 시 원인 등도 파악하게 됩니다.
전국 도서·벽지 등에 무인으로 배달이 가능하지만 배송 단가가 높아 아직은 정부 지원없인 상업 배송이 힘든 상황인데요. 최성원 TS 드론관리처 부장은 "정부가 고중량 기체 개발, 안정화 등 실증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용식 TS 이사장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자율차 시대가 눈앞에 오고 있고 섬과 섬을 잇는 드론 배송과 도심 속 항공 교통 수단인 UAM이 우리 일상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다"며 "TS가 세계적인 수준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모빌리티 종합 안전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국 드론상황관리센터 평가분석실.(사진=뉴스토마토)
국토부 기자단이 김천 TS 드론자격센터에서 드론 비행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