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굿바이 'V0 김건희'

보수판 '아수라' 게이트…'기이한' 정권의 '기괴한' 대응

입력 : 2024-11-12 오전 6:00:00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끝없는 '영부인 사랑…' 끝이 아니었습니다. 140분간 튀어나온 유체이탈 화법. 불리할 땐 동문서답. 양념 같은 자화자찬은 옵션. 해괴한 논리의 미꾸라지 3종 세트 화법. 차고 넘치는 대통령 내외 의혹엔 '오기와 독선'으로 일관했습니다. 민심을 이긴 '건심'(김건희 여사의 마음). 그사이 윤석열정부는 시나브로 국정불능 상태로 치달았습니다. 

정권 민낯 보여준 '끝장 회견'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형식도 내용도 최악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의 성격을 '끝장 토론'으로 못 박았습니다. 김건희 여사부터 명태균 게이트까지 모든 의혹에 답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무제한 회견은 "하나 정도만 하자, 목이 아프다"는 윤 대통령의 한마디에 140분 회견으로 축소됐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주권자 앞에서 자신의 참모에게 반말로 '회견 축소'를 지시했습니다. 거짓된 예고편에 국민은 절망했습니다. 
 
내용은 더 처참했습니다. 전형적인 '법꾸라지'(법+미꾸라지) 화법으로 모든 의혹을 뭉갰습니다. 피의자들이 통상 쓰는 '두루뭉술'과 '유체이탈'로 일관했습니다. 공천 개입 의혹을 묻자 "개입의 정의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고, 김건희 의혹엔 "악마화"부터 "영부인 조언이 국정농단이라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기시감. 가치도 상식도 뒤엎는 대통령의 발언.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라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횡설수설'이라면, 윤 대통령은 '아무말 대잔치.'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한 윤 대통령은 "총선 때도 사람들이 누가 좋다고 알려주면 그대로 당 인재영입위원회에다가 패스시켰다"고 자백했습니다. 
 
아무말 대잔치는 '자기부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요구에 대해 "반헌법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불과 8년 전 윤 대통령은 국정농단 게이트 수사를 주도한 이른바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스스로 막은 출구…'회복 불능' 정권 
 
이뿐만이 아닙니다. 제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를 향해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라고 하던 윤 대통령은 재임 기간 김건희 특검법은 두 차례,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세 차례 거부했습니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셀프 변호'의 수단으로 사용한 셈입니다. 끝장 토론을 하겠다더니, 정권의 끝만 재확인했습니다. 
 
용산 구중궁궐에 갇힌 결과입니다. '김건희 방탄'에 명운을 건 한남동 7간신에 둘러싸였습니다. 그사이 파면 사유만 쌓이고 있습니다. 비선과 사인의 국정개입 의혹부터 대통령 내외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자고 나면 '핵폭탄급 국정농단' 의혹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숱한 정황 증거에도 불구하고 정치검찰을 위시한 '김건희 나라' 위정자들의 끊임없는 진실 왜곡 시도.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 논란부터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의 연이은 등장. 용산 대통령실 십상시와 간신배들이 기획한 시나리오라면, 평점 0점의 막장 영화입니다.
 
제목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나라의 윤석열·김건희> 윤 대통령님 그리고 김 여사님, 7년 전 촛불 승리를 경험한 대한민국이 지난 2년 반 사이, 아수라 게이트 장으로 전락했습니다. 국가 기강은 만신창이가 됐고 사법체계 근간은 한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위선·오만·불통의 극치. 정권은 회복 불능. 대통령은 재기 불능. 결말은 비정상적인 보수 권력을 향한 국민의 마지막 외침. 굿바이 V0 김건희.
 
최신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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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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