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8: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올 들어 모든 사업분야에서 높은 수주 성과를 기록한
HJ중공업(097230)이 실적 개선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또한 3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산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어서 내년부터 시작될 매출 성장세와 더불어 영업실적과 재무건전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HJ중공업 서울사옥.사진=HJ중공업)
건설·조선부문 ‘쌍끌이’ 수주…매출 기반 확보 완료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 건설부문은 올 들어 10월까지 10개월 간 약 2조3000억원 규모 공사를 신규 수주했다. 지난 2023년 수주 실적(약 1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올해 주요 수주 성과로는 △울산 기력 4·5·6호기 해체공사(575억원) △남양주 왕숙 민간참여 공공주택(4157억원)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명지지구 2단계 2공구 조성공사(867억원)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제1공구(1976억원) 등이 있다.
특히 토목과 건축, 플랜트, 도시정비 등 건설부문 거의 모든 분야에서 높은 수주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 1조원 규모 공공 발주 공사를 수주하면서 올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주고를 쌓았다. 또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한 결과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지난 3년간 매년 20% 이상의 수주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5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조선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수주 성과가 기록되고 있다. 올 들어 컨테이너선 4척, 해경 3000t급 경비함 1척 등 건조 계약을 따내며 지난해 실적을 크게 웃돈 약 6700억원 규모 수주고를 올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J중공업의 올해 6월 말 수주잔고는 조선부문(1조2651억원)과 건설부문(6조802억원)을 합해 총 7조3453억원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기준 조선부문은 1.7년, 건설부문은 4.3년치의 일감을 각각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9523억원, 영업손실 276억원을 기록했다. 건설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97.8%에 달하는 매출원가율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이 기간 건설부문에서는 330억원의 영업손실이, 조선부문에서는 74억원의 영업이익이 각각 기록됐다.
다만 매출 9063억원, 영업손실 86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각각 개선된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해의 경우 필리핀 수빅조선소 경영 부실에 따른 손실이 조선부문 실적에 대거 반영되며 대규모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조선·건설부문의 높은 수주 성과는 내년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되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5년 걸친 대규모 자산매각 완료…재무건전성 개선 요인 뚜렷
HJ중공업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서울 동서울터미널의 건물과 부지를 신세계동서울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 마무리했다. 신세계동서울PFV는 신세계프라퍼티(80%)와 HJ중공업(10%), 한국산업은행(5%), 이마트(5%)가 각각 지분을 보유한 법인이다. PFV는 기존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연면적 35만7000㎡ 규모 신세계백화점·스타필드 등 신세계 복합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HJ중공업은 지난 2019년 10월 동서울터미널을 4025억원에 양도키로 결정했다. 같은 달 1·2차 계약금 1206억원을 수령했고, 중도금 805억원과 잔금 2012억원을 2021년 말까지 수령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동서울터미널 개발 계획안을 놓고 서울시와 PFV 간 협의가 길어지며 중도금과 잔금 지급기한이 올해 9월30일까지 수차례 미뤄졌다. HJ중공업은 최근 잔금 2012억원을 수령했다.
회사는 동서울터미널 양도로 얻은 매각대금을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잔금 수령으로 HJ중공업의 재무건전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HJ중공업의 총차입금은 734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79.8%에 달한다. 아울러 HJ중공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서울터미널을 포함해 올해 연말까지 매각 예정인 자산은 △토지 3677억원 △건물 116억원 등을 포함해 총 3795억원 규모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동서울터미널 매각대금 등으로 만기가 1년 미만인 277억원 규모 사모사채와 장기차입금 5959억원 중 일부를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장기차입금 가운데 대부분은 롤오버(합의 하 만기연장) 될 것으로 보이고, 상환 요청된 차입금 상환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