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 붕괴 하루만에 2400도 위태

코스피 연중 최저가…트럼프 공포에 벌벌
외인 삼성전자 매도 집중…삼전 빼면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 향방, 결국 삼전에 달려

입력 : 2024-11-13 오후 5:37:56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진지 하루만에 2400선 문턱에 바싹 다가섰습니다. 대외 여건 악화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내년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에 외국인의 매도가 집중되며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변동성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500 붕괴 하루만에 2400마저 위협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64% 급락한 2417.08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1월에 찍은 저점을 깨고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이어진 하락세가 이번주에 더욱 강해진 모습입니다. 코스피는 이달에만 5.44% 하락하며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부터 줄줄이 하락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추락은 충격적인 수준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달에만 14% 넘게 하락하며 5만600원에 마감, ‘4만전자’ 신세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습니다. 반도체 약세가 삼성전자에만 반영되는 것처럼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삼성SDI도 21%나 하락했으며 현대차(-7%), 삼성바이오로직스(-5%)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반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처럼 강보합권을 지킨 종목도 있습니다. 
 
국내 증시의 성적은 글로벌 증시와 비교했을 때 더욱 초라해집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일인 지난 5일 이후 11일까지 코스피는 1.75% 하락하며 미국뿐 아니라 92개 지수와 비교해도 83위에 그쳤습니다. 
 
주가 하락이 외국인의 매도세에 기인하다 보니 외환시장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복귀에 따른 강달러 전망에 외국인들의 이탈까지 더해져 원달러환율은 140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외인 삼전 집중 매도로 코스피 끌어내려
 
다만, 최근의 증시 약세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집중 매도로 인해 더욱 부풀려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낙폭은 지금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외국인은 11월 들어 이날까지 11월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조66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 한 종목을 순매도한 규모는 2조4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즉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집계한다면 오히려 나머지 주식들을 7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는 뜻입니다.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진 12일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500억원어치 순매도했으나 전체 코스피 주식 순매도 규모는 2300억원에 그쳤습니다. 13일에도 코스피 전체 매도액을 넘어서는 금액을 삼성전자 매도에 집중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 매도에 집중한 결과 코스피의 낙폭이 확대된 것입니다. 
 
이같은 결과는 시가총액 변화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2083조8077억원이었습니다. 13일 종가 기준으론 1970조6632억원입니다. 11월에만 113조1445억원, 5.45%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51조3401억원감소했습니다. 시총 감소율은 곧 주가 하락률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전체 코스피 시총에서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기업들의 합산 시총 감소폭은 61조8044억원, -3.57%였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물론 여기엔 공모상장과 증자, 스톡옵션, 주식전환 등으로 불어난 시총이 포함돼 있습니다. 신규상장한 더본코리아 시총 6401억원에 나머지 증가분 총 3584억원을 더해도 약 1조원에 불과합니다. 이를 감안하고 계산하더라도 11월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시총 감소율은 3.59%로 나타나, 삼성전자가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영향력을 감안하면 결국 삼성전자가 언제 돌아서느냐가 국내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취임 전까지 변동성 각오해야
 
주가와 지수 하락을 돌릴 마땅한 호재가 없어 외국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시장의 동반 하락에 묻혀 저가 메리트가 부각된 종목들 역시 그만큼 늘어난 상태입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현대차 등의 주식을 쏟아내는 동안, SK하이닉스, NAVER, 삼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은 사들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인공지능(AI), 금융, 조선 등 저평가된 업종에 대해선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경쟁력 약화와 중국 반도체의 성장,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우려도 안고 있지만, 무엇보다 트럼프 정부가 실행할 구체적인 조치를 몰라 혼란이 커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 전후로 정책 방향이 확정되면 주가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시장의 출렁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재선으로 한국 주력 업종이 공화당 정책에 영향을 받아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 현장.(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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