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캐피탈사의 금리인하 체감도는 천차만별입니다. 신용도가 낮은 곳일수록 조달 금리가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따른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금융채Ⅱ, AA+등급,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3.117%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1월19일(4.009%)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3.0%대까지 내려갔습니다.
다만 조달금리 인하에 대한 체감도는 신용등급별로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여전채 금리는 AA0등급은 3.171%, AA-등급 3.274%입니다. A-의 경우 5.624%에 달합니다. BBB등급으로 가면 금리가 7.915%로 등급으로 치솟습니다.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건전성 우려도 여전합니다.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20년 13조8000억원에서 2022년 26조8000억원으로 2년 간 두배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지난해 25조8000억원, 올해 상반기 기준 23조9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부동산 PF 연체율은 2020년 0.28%에 불과했지만 2022년 2.20%, 지난해 4.65%까지 올라갔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4.37%입니다.
금융당국도 부동산 PF와 관련해 캐피탈사의 건전성 관리를 권고하는 만큼 부실채권 정리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캐피탈업계는 부동산PF 경·공매처럼 기업·투자금융 부문의 부실채권 정리로 수익성 하락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부동산PF 부실을 정리하려면 부실사업장의 상·매각, 재구조화 등으로 대손비용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량 판매부진 시 리스·할부 부문의 성장세 둔화도 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래 캐피탈사는 할부와 리스 등 자동차 금융이 주력인데요.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량도 줄어들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장 눈에 보이는 타격은 없지만, 여전히 시장 예측이 힘든 상황이라 부실정리에 대한 공급과 수요를 맞추기엔 셈법이 복잡한 것은 사실"이라며 "불확실성을 떠나 업계는 수익성과 성장성 한계를 겪고 있기 때문에 수익을 다각화할 창구가 마련돼야 어떤 상황에서도 타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여신전문사들이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여전채 금리도 하락했지만, 캐피탈사의 금리인하 체감도는 신용등급에 따라 양극화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 진천군의 한 아파트 단지 건설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