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석유화학협회장을 연임할 것이 유력하게 관측됩니다. 정부 주도로 10년 만의 화학산업 구조조정 방안(경쟁력 제고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당초 신 부회장이 먼저 정부에 구조조정 지원을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유화학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피력해왔던 신 부회장이 협회장직을 유지하며 정부와 협의를 이어갈 듯 보입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한국석유화학협회장. 사진=뉴시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협회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신학철 부회장 연임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폭발적 증설과 수요 부진으로 한국 석유화학산업이 유례 없는 구조적 위기에 처해 업계의 구심점이 필요합니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된 업계는 시장에서 먼저 퇴출될 경쟁사를 기다리며 사실상 버티기 중입니다. 그 사이 적자가 누적되며 출혈경쟁이 지속되는 속에 석유화학 계열사의 부실이 자칫 기업집단 위기로 번질 우려도 커졌습니다.
업계가 공멸할 위기와 기업집단발 시스템 리스크 등이 번지는 탓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 사이 신학철 부회장이 협회장으로서 업계와 정부간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신학철 부회장은 연초 “한계사업을 축소해 과잉설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으며 화학산업의 날(10월31일)에는 “우리 화학 산업이 주도적으로 속도감 있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 모든 문제는 혁신이 해답으로 화학산업인 모두가 매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3M 수석부회장 출신으로 LG화학 사상 첫 외부 영입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은 올 연말 인사에서 LG화학 대표이사직 연임에도 성공했습니다. 부임 당시 외부 수혈을 통해 내부 혁신을 주도할 인물로 묘사됐습니다. 극심한 업종 불황에도 LG화학이 화학사업 외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 소재, 생명과학 신사업과 균형으로 흑자를 방어하는 것처럼 산업 구조조정도 성과를 낼지 주목됩니다.
산업 구조조정 논의는 업계에 10여년 만이며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한유화, 여천NCC 등 ‘산업의 쌀’인 에틸렌(NCC)제조사 위주로 정부 주재 아래 상반기부터 협의를 해왔습니다. 조만간 정부 발표로 구체적 합의 방안이 도출될 전망입니다.
그 일환으로 대산산단에 공장을 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HD현대오일뱅크 4사가 미국에서 에탄을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협의해왔습니다. 지난달 LG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HD현대오일뱅크 3사가 관련 협력 MOU를 체결한 가운데 미국 현지에 이미 에탄시설이 있는 롯데케미칼은 논의에서 빠졌습니다.
이재영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