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카카오모빌리티, 혁신 가로막는 규제에 '성장 정체'

안정적 재무성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
국내 규제 장벽 여전…모빌리티 혁신 저해 요인 부각
우버 공세와 글로벌 경쟁 압박은 풀어야 할 숙제

입력 : 2025-01-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9일 16: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선두주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안정적인 재무성과를 바탕으로 신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다. 하지만 신사업 확장 과정에서 국내 규제 장벽에 직면하며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로봇 배송 등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강력한 국내 규제가 이러한 혁신을 제한하며 시장 변화 속도에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쟁사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안정적 재무성과 바탕으로 신사업 확대 ‘노력’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안정적인 재무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4983억원, 영업이익은 6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 187.9% 증가했다. 현금흐름 또한 안정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 1427억원의 현금을 유입했고, 투자활동으로 314억원, 재무활동으로 469억원을 지출하며 영업활동을 통해 투자와 재무활동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바탕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사업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차량관제시스템(FMS)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차량관제시스템은 자동차 등의 이동수단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제어하는 체계로, 자율주행 시대와 밀접하게 연계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서비스 ‘네모라이드’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과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시범 사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로봇 서비스 ‘브링’도 중요한 신사업 중 하나다. 브링은 실내 배송에 국한되지 않고 실외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며 다양한 배달 및 우편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통해 물류와 모빌리티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아울러 기아와 협력해 차량호출 전용 PBV(다목적 차량)를 올해 선보이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를 선도할 계획도 밝혔다.
 
카카오T 플랫폼 내에서도 서비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 기반 실시간 커뮤니티 ‘지금여기’는 서비스 서포터즈를 모집하며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멤버십 서비스 ‘멤버스’를 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규제 신사업 연구개발에 ‘장애물’
 
하지만 이 같은 신사업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모빌리티 규제가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운수사업법은 여객 운송 서비스 제공을 위해 택시 면허 취득을 강제하며, 카풀이나 자율주행택시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 추진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카풀 서비스 ‘럭시’를 인수하며 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택시업계와의 대타협 이후 사업성을 상실해 투자금을 사실상 잃었다. 이에 반해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시간 제한 없는 유연한 카풀 규제가 시행되며 모빌리티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율주행택시 사업에서도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크다. 웨이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미 주당 10만대 이용 규모를 기록하며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서울자율차로 시범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 속도와 규모 면에서 웨이모와 중국의 바이두 등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 
 
더불어 지속적인 상생기금 및 과징금 지출로 인해 연구개발(R&D) 투자 여력도 축소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대비 R&D 투자는 2021년 13.8%에서 지난해 3분기 11%로 줄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지난해 6%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많이 회복된 수치지만, 택시업계와의 갈등 완화를 위한 기금 마련과 규제 준수 비용 지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R&D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업의 안정적 성장에 따라 매출 내 비율로는 연구개발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직전 연도보다 40억원 가량 증가하는 등 절대적인 투자 규모는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경기도 판교와 대구, 제주 등 국내 다양한 도시 교통 환경에서의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기술 관련 사업을 여러 주체들과 협의하면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의 글로벌 경쟁자인 우버는 국내 시장 진출을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8월 다라 코스로샤히 CEO의 방한을 통해 국내 택시 호출 플랫폼 사업 확대 의지를 밝히며, 티맵모빌리티 보유 지분을 인수해 독자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우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실험해온 다양한 서비스와 자본을 국내에 적극적으로 투입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요 매출원인 택시 호출 중개 사업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본부를 운영할 지역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써 플랫폼(카카오T) 개발에 주력해 택시 산업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는 표준화된 가맹택시 서비스 제공과 노하우 적용을 위해 중앙 관리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온 바 있다. 가맹본부(KM솔루션·DGT모빌리티)를 두고 이를 중심으로 가맹택시(카카오T블루) 사업을 전개해왔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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