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CM생명과학, 현금난 속 자산 투자…임상 리스크 '가중'

믿었던 SCM-CGH 임상 2상에서 '고배'
유동성 비상에 R&D 투자 여력 의구심
GMP시설 양수에 재무안정성까지 악화 전망

입력 : 2025-01-1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6: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에스씨엠생명과학(298060)(SCM생명과학)이 주요 파이프라인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줄기세포치료제(SCM-CGH) 임상 2상 결과에서 고배를 마셨다. 일부 유효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긴 했으나, 전체 반응률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에 회사는 향후 효능 재탐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문제는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이다. 현금 곳간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차입금 확대를 감수하며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 양수까지 결정했다. 이에 향후 임상에서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진=SCM생명과학)
 
SCM-CGH 임상 고배에도 '끝까지 간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CM생명과학이 진행한 SCM-CGH의 임상 2상에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임상은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part1과 유효성·안정성을 평가하는 part2 단계로 구성했다. part2의 경우 군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대빈도가 5미만인 셀이 20%를 초과하는지에 따라 분석했다.
 
이어 제시된 예후인자 중에서 투여군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 변수가 있다면 민감도 분석으로 투여군과 유의한 변수를 포함한 다중로지스틱회귀분석(multiple logistic regression)을 실시했다. 이어 교차비(odd ratio)와 95% 신뢰구간을 제시해 투여군이 유의한지를 검정했다.
 
그러나 통계적인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체 반응률에서 시험군 대비 대조군에서 높은 반응률을 보였지만, FAS(모든 무작위 배정된 피허자 군)와 PPS(임상 프로토콜을 준수한 대상자)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군간 차이를 보이지 않은 이유다.
 
SCM-CGH는 줄기세포치료제인 바이오 신약이다. 적응증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과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이 있다. SCM-CGH에 대해서는 지난 2023년3월 임상 2상에서 임상시험 대상자 등록과 투약을 완료했는데, 약 2년 만에 부진한 성과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SCM생명과학은 '기회'라는 의미를 보였다. 공시를 통해 유의미한 임상적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평가 변수를 고려한 방안을 보일 것이라고 전하면서다. 이를 토대로 SCM-CGH의 효능을 재탐색한다는 전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 'SCM-AGH'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보인다. SCM-AGH는 줄기세포치료제다. 적응증으로는 △중등증-중증 급성 췌장염 △중등증-중증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며, 각각 국내 임상 2a상과 2상을 진행하고 있다.
 
 
R&D 투자도 힘든데…무의미한 GMP시설 확보
 
SCM생명과학은 매년 연구개발에 90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투자한다. 실제 지난 2021년 105억원을 사용한 이후, 2022년과 2023년 각각 93억원씩을 쏟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55억원을 사용하면서 직전연도 동기(69억원)보다 줄긴 했으나, 4분기까지 반영하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투자 여력이다. 앞서 SCM생명과학은 2023년까지 123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해 R&D투자에 차질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말에는 23억원까지 대폭 줄었고, 이후 자금 조달 내역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자체 현금흐름이 좋다면 문제가 없다. 다만, SCM생명과학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이래로 음수(-) 행진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도 영업활동으로 80억원의 현금이 유출되며 양수(+) 전환에 실패했다.
 
유동성 안정화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최근 SCM생명과학은 신규 GMP시설 확보를 단행했다. 계약 규모는 약 45억원이며, 이 중 약 5억원은 앞서 지급했던 가계약금으로 상계 처리했다. 오는 17일 잔금 40억원을 지급해 한다.
 
SCM생명과학은 회사 보유금과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기존 GMP시설의 가동률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SCM-CGH와 SCM-AGH의 가동률은 각각 0%, 1%에 그쳤다.
 
SCM생명과학은 공시를 통해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임상 2상 △중등증-중증 급성 췌장염 1/2a상 △중등증-중증 아토피 피부염 2상 등의 완료로 생산실적이 없으며, 지난해 기준 첨단 재생의료 임상 연구를 진행하면서 생산된 SCM-AGH의 생산 실적이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차입금 조달에 따른 재무안정성 악화도 우려된다. SCM생명과학의 지난해 3분기 말 유동비율은 126.78%다. 직전연도 말(1154.84%)보다 대폭 악화됐으며, 적정 기준인 200% 초과를 충족하지 못한다.
 
더욱이 SCM생명과학은 이미 신설 중인 cGMP시설도 있다. 이는 2022년10월부터 내년까지 315억원을 쏟아 PIC/S에 부합한 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까지 투입된 자금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약 2년의 기간이 남은 상태다.
 
<IB토마토>는 SCM생명과학에 유동성 제고 계획과 공장 추가 신설 이유에 대해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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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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