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 전고체 내재화 나선 현대차…배터리 업계는 '긴장'

내달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
전고체 배터리, 화재 위험↓ 주행거리↑
배터리 업계, 공급처 확보 사활적 노력

입력 : 2025-02-10 오후 4:20:4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주행거리도 길고 화재에도 강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내재화에 나선 현대차의 광폭 행보에 배터리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그간 배터리 업체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특별 생산하겠다고 나선 만큼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공급처 확보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작년 7월3일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에 참석해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10일 현대차는 다음달 경기 의왕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를 시험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개념으로, 현재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 화재 위험이 적어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음달로 예정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개소식은 현대차가 자체 전고체 배터리 라인을 처음 외부에 공개하는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국내외 공급사, 협력사 등 고위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 회장이 주요 인사를 초청하고, 직접 나서는 개소식을을 갖는 것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강한 상용화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개소식 관련 일정은 확정된 바 없다“고 했습니다. 
 
향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고성장이 예고된 시장 중 하나입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달러(약 393억원)에서 2030년 400억달러(약 57조3000억원)로 커질 전망입니다.
 
전기차 선두 주자인 테슬라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기술적 난관과 생산 비용 문제로 인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는 먼 미래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대차의 미래 구상에는 완성차 공장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까지 내재화할 경우, 중간 마진없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을 세운 것입니다. 실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오는 2032년까지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9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습니다. 배터리 원소재 확보와 재활용까지 전체 밸류체인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투자입니다.
 
만일 파일럿 라인이 가동된다면, 현대차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시제품을 자사 전기차에 탑재해 성능과 양산성을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일각에서는 연내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전고체 개발 소식에 배터리 업계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현재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CATL, 등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데요. 이를 내재화를 선언할 경우 그간 현대차 등 완성차에 배터리를 공급해 온 물량을 어디서 채워야 할지 난관에 봉착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외 수익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전략 수정을 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ESS는 기본 구조가 리튬이온 배터리기 때문에, 전기차용 배터리와 개발·제조 공정에 큰 차이가 없어 배터리 기업들이 수익처를 다변화하기에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도 사업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며 "기존 가지고 있던 분야에서 수익을 다각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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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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