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관한 포고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이번 관세 부과는 다음 달 4일 발효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예외 조항이나 할당제 덕분에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되던 수백만톤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이 대상이 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부과와 관련해 "예외나 면제(국가)가 없다"며 "관계 당국에 수입품 감독 강화를 지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대미 철강 수출에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해 현재 '263만톤 무관세'를 적용받았는데 향후 여기에 25%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며 추가 관세 부과 계획도 밝혔습니다. 한국이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주요 제품인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각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상대국 제품에 관세율을 부과하는 개념의 '상호 관세'를 앞으로 이틀 사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와 소비자의 플라스틱 빨대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 축소를 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발표한 인질 석방 연기 방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오는 15일 정오까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전원을 석방하지 않으면 가자지구 휴전이 취소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라며 "결정권을 가진 이스라엘이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하마스가 '휴전 합의 위반'을 이유로 인질 석방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