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업재편 속도…구체화되는 삼형제 승계 구도

장남 '방산', 차남 '금융', 삼남 '유통' 구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지분 매입
한화호텔, 2위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 나서
"사실상 3개 계열회사로 찢어지게 된 셈"

입력 : 2025-02-12 오후 3:29:5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한화그룹 오너가() 삼형제가 지분 정리를 통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방산·조선·에너지(김동관), 금융(김동원), 유통·로봇·반도체장비(김동선)로 구분되는 한화그룹의 승계 구도가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12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총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042660) 지분 7.3% 13000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종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지분 34.7%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추가 인수로 보유 지분이 42%가 돼 최대 주주 지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 지난 2023년 대우조선 인수 당시 계열사별로 매입해 분산됐던 한화오션 지분이 한데 모이게 됐는데요. 김 부회장은 한화(4.9%)한화에어로스페이스(34%)한화오션(42%)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마련해 그룹 내 핵심인 방산 분야 구심력을 강화하게 됐습니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50%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오션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력 요청과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등 해양 방산 분야 사업 확장에 기대감이 높은 상황인데요. 김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트럼프 2기 행정부 각료 및 정·재계 인사와 네트워크를 다지는 등 방산 사업 협력 논의에 집중해 왔습니다.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보폭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국내 급식·식자재 업체인 아워홈 인수를 공식화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외 직계비속 2명과 58.62%(13376512)의 지분을 양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양수 금액은 8695억원입니다.
 
이번 인수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단체급식 사업 푸디스트를 매각한 2020년 이후 5년 만에 급식시장에 다시 진출하게 됐는데요. 김 부사장이 식음료(F&B)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자사가 보유한 호텔·레저 사업과 아워홈의 급식·식자재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입니다.
 
다만, 변수는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 측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구지은 전 부회장의 우선매수권 청구 및 가처분 신청 등의 가능성에 대해 구본성 전 부회장, 구미현 회장과 공동대응 하기로 명시하는 등 인수의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특히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로봇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로보틱스도 진두지휘해 왔는데요. 최근 한화세미텍으로 사명을 변경한 한화정밀기계에 미래비전 총괄로 합류해 반도체 사업 등 신사업 영역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경영 행보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요. 글로벌 투자회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성과도 가시화하는 모습입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한화그룹이 방산, 금융, 유통 등 사실상 계열사가 3개로 찢어져 명확하게 승계 구도가 나뉜 것이라며 오너가 삼형제가 아직 다 젊기에 향후 2~30년을 세팅한 것 같다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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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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