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다음 과제는 ‘핵심부품 국산화’

현행 미·독 등 기술 보유국 승인 받아야
K9·K2 엔진 성공…항공 엔진 국산화 과제

입력 : 2025-02-19 오후 2:57:1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K-방산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엔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산화에 성공하면 방산 무기 수출시 해당 무기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독일과 미국 등에 수출 승인(Export License)를 받을 필요가 없어 수출이 더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핵심 부품 국산화의 노력을 이어가는 이유입니다.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개막한 IDEX 2025에 꾸려진 현대로템 전시관. (사진=현대로템).
 
19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22년도 방산물자 완성장비 국산화율은 86.1%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 76%, 2021년 77.2%보다 10% 정도 늘어난 수치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완성장비 국산화율은 방산물자로 지정된 장비의 완제품이나 부품 등 주요 구성품의 국산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K-방산의 주력 무기들은 우방국에서 장비와 무기를 이전받고 국산화를 통해 성능을 높이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역설계) 방식을 거쳤습니다. K2 전차는 1970년대 전차 개발 당시 미국 방산 기업 제너럴다이내믹스 등이 1차 설계한 K1 전차를 국내에서 생산한 것이 시초입니다. K9 자주포 역시 1980년대 미국의 M109 자주포를 개량해 K-55 자주포를 제작한 게 기반이 됐습니다.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여왔지만, 엔진 등 핵심 부품은 우방국의 제품을 쓰다 보니 수출할 때마다 해당 정부의 승인을 일일이 받아야 합니다. K9 자주포의 경우 독일 MTU사의 MT881 엔진을 사용해 중동 국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엔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수출 제약을 벗어던질 것으로 보입니다. STX엔진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자동차연구원 등 산학연이 함께 750억원을 투입해 K9 자주포 엔진 국산화를 이뤘습니다.
 
독일 RENK사의 변속기를 사용해 온 K2 전차도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SNT다이내믹스가 제작한 변속기가 탑재되면서 K2 전차의 파워팩(엔진+변속기) 국산화를 이뤄낸 겁니다. 현재 K2 전차의 최종 조립은 현대로템, 변속기는 SNT다이내믹스, 엔진은 HD현대인프라코어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음 과제로는 항공기 엔진 국산화가 꼽힙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고등훈련기, FA-50 경전투기 등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04 엔진을 사용 중입니다. KF-21도 GE의 F414-400 엔진을 씁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핵심부품 국산화율은 K-방산이 당면한 시급한 과제”라며 “특히 함정이나 항공 무기 체계는 기술 수준이 더 높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더 치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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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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