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침실서 스마트폰 사용하지 말아야 할 3가지 이유

블루라이트 노출로 멜라토닌 형성 억제돼 수면-각성 주기 조절에 어려움
수면 지연, 각성, 평균 심박수, 심박수 변동성에 상당한 악영향
유병율 높아지고, 학업 성적에도 유의미한 연관성

입력 : 2025-03-04 오전 9:40:06
(사진= 본문 내용으로 ChatGPT가 만든 이미지)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많은 현대인에게 침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침실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이 수면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상당히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이케아(IKEA)가 세계인들의 수면을 조사해서 발표한 ‘이케아 수면의 발견 보고서’는 침실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은 많은 사람들의 취침 전 습관으로 자리를 잡았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세계 응답자의 72%가 침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18~24세 연령층에서는 이 비율이 86%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응답자의 48%가 침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응답했고, 18~24세 연령층은 그렇게 응답한 비율이 73%에 달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취침 시간을 늦출 경우 이로 인해 전체 수면 시간은 줄어들고 주간 피로는 증가한다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스마트폰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억제 작용은 수면 시작을 지연시키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전자 기기에서 방출되는 고주파 전자기장이 수면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불면증, 암, 신경학적 문제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콘텐츠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특히 몰입형 콘텐츠는 인지 각성을 증가시켜서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문자 메시지와 소셜 미디어 사이트의 알람은 깨어 있는 시간을 늘려 불안, 우울증, 학생들의 학업 능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들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3만6485명(그 대부분은 고등학생,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메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지난 2023년 1월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과다 사용과 수면의 질 저하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으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단위 증가할 때마다 수면의 질이 1.042만큼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멜라토닌은 빛 자극에 의해 억제되는데, 이 억제 작용은 성인보다 어린이에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러 전자 기기에서 단파장의 빛을 방출하는데, 여기에는 밤에 멜라토닌 억제의 잠재적 원인이 되는 블루라이트가 포함돼 있다. 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억제 정도가 증가한다. 전자 기기에서 방출되는 밝은 빛에 노출되면 리듬이 지연되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스마트폰과 수면에 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도 있습니다.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치우세요': 스마트폰 사용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량적 분석("Leave your smartphone out of bed": quantitative analysis of smartphone use effect on sleep quality)’이라는 2022년 11월 PubMed에 게제된 논문에서 핀란드 오울루 대학 연구팀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용 데이터와 웨어러블 링으로 수집한 수면 데이터를 결합해 연구한 결과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수면 지연, 깨어 있는 시간, 평균 심박수, 심박수 변동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수면 패턴이 방해받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침실에 스마트폰을 두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집트 알-아자르 대학 연구진이 2023년 Journal of Public Health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대부분의 의대생들이 취침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에는 카이로 알-아자르 대학교의 학부 의대생 1184명이 참여했는데, 취침 시 스마트폰 사용자는 비사용자에 비해 수면의 질 저하, 수면 지연 시간 증가, 수면 유지의 어려움, 수면 시간 단축의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취침 중 스마트폰 사용, 규칙적인 커피 마시기, 숙소 거주, 수면 중 스마트폰 근접 거리에 따라 수면의 질이 떨어질 확률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반면에 신체 활동량에 따라 수면의 질이 떨어질 확률이 유의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면의 질 저하와 학업 성적에도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PLoS에 발표된 ‘취침 시간 휴대폰 사용 제한이 대학생의 수면, 각성, 기분,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Effect of restricting bedtime mobile phone use on sleep, arousal, mood, and working memory: A randomized pilot trial)’이라는 연구논문에서는 취침 전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수면 지연 감소, 수면 시간 증가, 수면의 질 향상, 수면 전 각성 감소, 긍정적인 영향과 작업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침 시간 가까이에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수면 지연과 수면 전 각성을 줄이고 수면 시간과 작업 기억력을 증가시켰습니다.
 
이 연구들을 종합하면 침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이 큽니다. 삶에서 수면의 양과 질을 높이고, 작업 기억력이나 성적 향상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취침 전에 휴대폰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소소한 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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