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바닥 밑에 지하층 있다

공급 줄고 가격은 오르고…서민 내 집 마련 요원
건설사 줄도산 현실화…신뢰 없는 정책이 문제

입력 : 2025-03-26 오전 6:00:0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언 땅이 풀린다는 '춘삼월'이 찾아왔는데도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데 가격은 끊임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 변수는 켜켜이 쌓여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타이밍을 보는 서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전세와 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의 마음도 불안이 더해져갑니다.
 
올해 1~3월 서울의 신규 분양은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가 유일합니다. 전체 1097가구 가운데 482가구가 일반에 선보였는데요. 즉, 올해 1분기 서울 분양은 500가구 미만인 셈이죠. 이는 최근 5년간 역대 1분기 서울 분양 중 가장 적은 물량입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4월 분양을 예상했던 3개 단지가 줄줄이 미뤄졌습니다. 애초 다음 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은하수아파트 재건축 물량인 자이더 캐럿 141, 구로구 고척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성북구 동선2구역 재개발 사업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 지난달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은 3704가구에 그쳤다고 합니다. 1월 3497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2020년 이후 최저 기록입니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 2월(2만660가구)과 비교하면 20%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2023년 2월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며, 2020년 이후 2월 평균 분양 물량(1만1750가구)의 3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건설사들도 편치 못합니다. 올해에만 이미 중견 건설사 7곳이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삼부토건, 대저건설, 삼정기업, 안강건설, 삼정이앤시,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이 지난 1월과 2월에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중견 건설사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역 기반 건설사들은 겨우 숨만 쉬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분양가 오름세는 수요자들을 더욱 죄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민간아파트의 3.3㎡(평)당 분양가가 4428만4000원으로 한 달 전(4413만2000원)보다 15만2000원(0.34%) 올랐습니다.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은 지난해 초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11월 평당 4700만원대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내림세로 돌아선 듯했으나 해가 바뀐 뒤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점입니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과 층간소음 규제 등의 영향으로 간접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죠.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 실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예정된 주택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공급 부족은 2~3년 전부터 끊임없이 지적됐던 내용입니다. 정부의 안일하고 잘못된 처방이 올해 들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정치·경제 변수가 더해졌습니다. 신뢰를 주지 않는 부동산 정책은 시장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이는 결국 주택 가격을 올리고 서민들의 주거 안정은 갈수록 멀어집니다. 결국 정국 불안이 조속히 마무리돼 부동산 정책이 재시동을 거는 수밖에 해답은 없습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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