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연금 개혁과 관련한 쟁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작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사학연금은 구조적 개혁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사학연금 재정수지가 3년 후 적자를 앞둔 데다, 적립금 소진도 17년 남은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수가 공무원연금과 동일하게 설계됐지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는 조기 연금 수령자를 발생시키는 등 재정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더욱이 국·공립, 사립학교 교원 간 처우의 형평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제도 취지와 달리 대학병원 직원 비중이 높아지는 등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사학연금 재정전망을 보면, 사학연금기금의 연금재정(현행 사학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은 2028년 재정수지가 '적자 전환'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3년 후 '적자 전환', 2042년 '소진'
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사학연금 재정전망을 보면, 사학연금기금의 연금재정(현행 사학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은 2028년 재정수지가 '적자 전환'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후 2042년에는 적립금이 모두 소진될 전망입니다.
특히 사학연금 재정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데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점도 부담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는 폐교로 인한 연금 조기 개시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폐교에 따른 사학연금 퇴직연금 수급자 수는 총 410명입니다. 폐교로 인한 연금수급개시 연령 이전에 퇴직연금을 수급한 연령대는 30대 2명, 40대 63명, 50대 149명 등입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상 학령인구(6~21세)는 올해 697만8000명에서 2040년대 초반 410만명 수준까지 급감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2050년대 초반에는 소폭 반등을 예상하고 있지만 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현행 사학연금 가입자에 대해서는 실업·이직을 지원하는 고용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직제·정원의 개정과 폐지, 예산의 감소 등으로 인해 퇴직한 경우 퇴직 5년 후부터 퇴직연금을 지급하도록 '공무원연금법'을 준용한 겁니다.
김우림 예정처 사회비용추계과 분석관은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폐교로 인한 조기 수급개시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퇴직연금 수급이 개시되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한 사망 시까지 급여를 지급하기 때문에 이러한 조기 수급개시는 사학연금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퇴직연금 수급이 개시되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한 사망 시까지 급여를 지급하기 때문에 조기 수급개시는 사학연금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부연했습니다.
다만, 보험료를 부담하는 주체와 산정 방식, 국고 지원 여부 등에 관해서는 공무원연금과 차이가 발생합니다. 사학연금은 비과세 항목이 제외된 '기준소득월액'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합니다.
공무원연금의 국가부담금은 관계 법령에 따른 보수·수당 중 비과세 항목을 포함하는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산정, 국가·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 규모가 개인부담금보다 큰 구조입니다. 사학연금은 국가가 교원인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의 일부만 부담하는 만큼, 가입자 특성 등 제도 차이로 인한 비용부담 측면의 상이한 점이 있어 개혁안 마련 때 고려해야 한다는 게 예정처 측의 설명입니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장래인구추계 데이터를 보면, 학령인구(6~21세)는 올해 697만8000명에서 2040년대 초반 410만명 수준까지 급감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교원 감소세…병원직원은 '증가세'
아울러 국·공립학교 교원과 사립학교 교원 간 처우의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출발한 제도 취지와 달리 가입자 중 병원직원 비중이 약 40%에 달하고 있습니다.
사학연금 가입 교원 수를 보면, 지난 2015년 17만4000명을 기점으로 감소한 반면, 병원직원 수는 2015년 5만7000명에서 2016년 8만7000명, 2023년 13만2000명까지 급증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12만6000으로 소폭 줄었지만 대학병원의 전공의 파업에 따른 일시적 감소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우림 분석관은 "현재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나 단순히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혁뿐만 아니라 가입자 특성을 고려한 구조적 변화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사학연금의 연금재정 적립금이 2042년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안정적인 재정 운용을 위한 모수개혁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며 "보험료율·급여 등의 조정을 통해 수지균형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사학연금 가입자 현황을 보면, 지난 2년 간 병원직원 비중이 약 40%에 달하고 있다. (출처=국회예산정책처)
특히 "폐교로 인한 연금 조기 개시자는 재정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학연금 가입자가 폐교로 인해 실직한 경우 연금급여를 조기에 수급 개시하도록 하는 현행 지원의 적절성과 정책 대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사립학교 교직원의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하거나 이들을 위한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가입자 특성을 고려한 제도의 근본적 개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가입자 측면에서 제도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현행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 또는 타 공적연금과의 대상자 재조정이 필요한지 등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사학연금 가입자 현황을 보면, 지난 2년 간 병원직원 비중이 약 40%에 달하고 있다. (출처=국회예산정책처)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