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12·3 비상계엄이 윤석열 씨 파면 결정으로 일단락됐습니다. 지난 4개월 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더불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투자자들도 극심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과거 대통령 탄핵 시기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전후로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경험한 증시는 탄핵안 발의와 파 등의 과정에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탄핵 선고를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로 해석, 일정시간 후 안정을 찾았습니다.
탄핵소추안 통과 앞뒤로 3일간 10% 하락하기도
(그래픽=뉴스토마토)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의 기각 선고가 나온 5월1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4%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후엔 대외적인 여건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가 연말엔 900선까지 회복했습니다. 원달러환율은 기각 판결 당일 1187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탄핵안 발의 과정에서 주가는 하락세였습니다.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된 2004년 3월12일부터 탄핵이 기각된 5월14일까지 코스피는 9.5% 하락했습니다. 당시 노 대통령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을 해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탄핵됐습니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3월12일 코스피는 2.4% 폭락했습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여야 간 갈등이 계속되는 등 정치적 혼란으로 외국인이 990억원 순매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당시 2003년부터 시작된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었으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일시적 조정을 받은 것입니다.
탄핵안 기각이 발표된 날(5월14일)을 기점으로 5월13일부터 15일까지 10.8%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노 대통령 탄핵이 기각된 후 정치적 변동성은 제거됐으나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1.0%에서 1.25%로 인상하는 등 대외변수로 인해 증시는 7월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3월 고점 대비 하락률이 17%에 달했습니다. 다만 2004년 말에는 다시 895까지 오르며 2004년 연간으론 11%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탄핵으로 인해 하락했지만 6개월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입니다.
탄핵안 발의부터 인용까지 우상향 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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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선고로 파면됐던 2017년 3월10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0.30% 상승한 2094.35에 마감했습니다. 탄핵이 인용됐음에도 충격은 크지 않았습니다. 탄핵이 인용된 후 이틀 더 올랐습니다. 2016년 12월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 때부터 탄핵이 인용된 2017년 3월10일까지 증시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박 대통령 탄핵 정국은 2016년 JTBC가 최순실 태블릿 PC 문제를 보도한 10월24일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그 해 10월24일 코스피는 2047.74로, 탄핵안이 발의된 12월 초와 비교해 2.7% 하락했습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12월9일부터 헌재에서 박 대통령이 파면됐던 2017년 3월10일까지 코스피는 3.6% 상승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파면으로 정치적 혼란은 일단락됐고,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자 증시는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10일 2270까지 올랐고 그 후로도 완만하게 상승해 연말을 2467.49로 마감했습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이후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21.8%에 달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에도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은, 정점을 찍었던 반도체 경기와 무관치 않습니다. 또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 증시가 기대감에 상승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윤석열 씨가 파면돼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추가적인 반등을 예상했습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엔 글로벌 경기 턴어라운드로 실적이 상향되고 밸류에이션은 낮아지는 기간이었는데, 탄핵 선고 직후엔 단기적으로 멀티플이 돌아섰다"면서 "선고 결과를 확인했으니 불확실성 해소로 눌렸던 밸류에이션이 상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