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치킨게임에 전 세계 요동…한국 경제도 '초비상'

중, '강대강' 대치에 희토류까지 통제…막판 협상 주목

입력 : 2025-04-06 오후 2:44: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무역 장벽 연례 보고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 관세를 산정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세계 경제 규모 1위와 2위인 미국과 중국이 34%라는 고율관세로 충돌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백지화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초비상'이 걸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예고…협상 시한 D-3
 
6일 외교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에 상호관세 34%(기본관세 10% 포함)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4일 중국도 34%라는 세율을 미국에 부과하며 '맞불'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마약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에 10%씩 2차례 관세를 올린 바 있는데요. 당시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서기는 했지만 일부 품목에 한해서만 적용하며, 협상의 문을 열어놨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34%로 적용하면서 미·중 사이의 '치킨게임' 양상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희토류 매장량이 4400만톤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 국가입니다. 미국 내에도 매장량이 많기는 하지만 정제 능력에 있어서는 중국이 부동의 1위인데요. 이에 중국은 34%의 맞불 관세는 물론 희토류 수출 통제까지 꺼내들며 강대강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세가 시진핑의 날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며 중국을 견제해 온 미국의 경제적 블록을 트럼프 대통령이 끊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미국이 아닌 중국을 하나의 대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높아진 관세장벽은 세계 경제 전체에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관세장벽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중국의 저가 제품들이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면 각국의 경쟁력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고되는 실정입니다. 
 
다만 아직 변수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상호관세 행정명령은 9일 발효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미·중이 전면 충돌하기에 앞서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는 셈입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양국은 2020년 1단계 무역 합의라는 미봉책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합의 이행 자체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흐지부지되긴 했지만 협상 가능성은 남아있는 겁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틱톡 금지법' 시행을 추가 유예함에 따라 추가 협의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월 28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한·미 FTA 재협상 수순
 
미·중 사이의 무역 전쟁 여파는 물론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게 된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의 저가 제품이 미국이 아닌 국내로 향하게 되면 대미 관세에 더불어 '이중고'가 불가피합니다. 또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의 기존 무역협정의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관세 0%의 한미 FTA도 재개정이 예고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들이 줄줄이 관세 폭탄을 맞으면서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수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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