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인텔샛, 위성 수명 연장 기술로 우주 서비스의 새 시대 열어

초당 3km로 움직이는 두 우주선의 랑데부 성공 역사 쓰고 퇴장
‘지속가능한 우주’를 만들어가는 혁신의 힘

입력 : 2025-04-14 오전 9:33:40
배경에 보이는 지구와 MEV-1 위성. (사진=인텔샛(Intelsat))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2025년 4월 인텔샛(Intelsat)이 또 하나의 우주 역사를 썼습니다. 세계 최대의 통합 위성 및 지상 네트워크 운영사인 인텔샛은 최근 자사 정지궤도 위성 ‘IS-901’이 수명 연장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위성을 은퇴 궤도로 안전히 이동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위성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최초의 도킹, 그리고 5년의 연장
 
이번 수명 연장 임무는 노스롭 그루먼의 자회사인 스페이스 로지스틱스(Space Logistics LLC)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임무 연장 우주선인 ‘임무 연장 위성1호(MEV-1, Mission Extension Vehicle)’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정지궤도 위성은 추진제를 사용해 특정 궤도 위치에 머무르거나, 새로운 위치로 이동하거나, 최종적으로 은퇴 궤도(graveyard orbit)로 이동합니다. MEV는 위성의 원래 추진제가 고갈되었을 때 인텔샛이 도킹을 통해 위성의 수명을 수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MEV-1호는 2020년 2월, 발사된 지 19년이 지난 IS-901 위성과 지구 궤도에서 정밀 도킹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5년간 위성의 위치 유지를 도왔습니다. 이는 두 상업용 우주선이 실제로 도킹하여 서비스를 제공한 세계 첫 사례였습니다.
 
인텔샛 우주 시스템 부문 수석 부사장 장뤼크 프로엘리거(Jean-Luc Froeliger)는 “초당 3km로 움직이는 두 우주선의 랑데부는 엄청난 기술적 도전이었지만, 우리는 이를 완수했고, 그 결과 고객에게는 5년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었다”라며 “이 임무는 기술과 상업 모두에서 큰 성공이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IS-10-02, MEV-2호와 ‘현역 수명 연장’
 
MEV-1호의 성공은 즉시 후속 임무로 이어졌습니다. 2021년에는 두 번째 임무 연장 우주선인 MEV-2호가 인텔샛의 또 다른 위성 IS-10-02와 도킹, 약 9년의 수명을 추가로 연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고객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궤도에서 도킹이 이루어져, 실제 운영 중인 위성의 수명을 연장한 첫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IS-10-02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남미 전역의 고객들에게 고품질 미디어 배포 및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유럽 전역의 1800만가구에 900개 이상의 채널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이루어진 수명 연장은 사업 운영의 번거로움을 줄이는 동시에 기술적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타피시 스페이스와의 새로운 도전
 
인텔샛은 작년 6월 신생 우주 기업 스타피시 스페이스(Starfish Space)와 새로운 수명 연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스타피시의 ‘오터(Otter)’ 서비스 우주선은 2026년부터 인텔샛 위성에 수명 연장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오터는 먼저 은퇴한 인텔샛 위성과 도킹해 테스트를 수행한 뒤, 실제 운영 중인 위성과 도킹하여 연료 및 추진력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는 인텔샛이 기존의 대형 우주기업뿐만 아니라, 민간 신생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우주 자산의 지속가능성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속가능한 우주’로 가는 길
 
정지궤도 위성은 평균 15~20년의 수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높은 제작비와 발사비, 궤도 자원의 제한성 때문에 단순한 교체보다는 기존 위성을 보다 오랫동안 활용하는 전략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텔샛은 이를 누구보다 앞서 실현해낸 기업으로, 위성 수명 연장 기술의 상업화와 실용화를 동시에 이룬 것입니다.
 
인텔샛의 프로엘리거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단순히 위성을 오래 쓰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지역에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신기술 도입과 산업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우주’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위성도 수명을 연장받는 시대. 인텔샛은 미래의 가능성을 오늘의 현실로 만들면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터(Otter)는 2026년부터 인텔샛의 운영 위성 중 하나에 도킹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스타피시 스페이스(Starfish Space))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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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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