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난해 선수금 기준으로 상조업계 3위, 4위 업체인 교원라이프와 대명스테이션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크게 오르면서 선수금 기준 2위 업체인 보람상조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올해 교원라이프의 선수금이 보람상조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프리드라이프의 부금선수금은 2조5607억원입니다. 이어 보람그룹의 7개 상조법인 선수금은 1조549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교원라이프는 1조4546억원, 대명스테이션은 1조3983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선수금 기준 2위 업체인 보람그룹과 교원라이프의 차이가 1000억원도 채 나지 않는 셈입니다. 상조업계에서는 올해 교원라이프의 선수금이 1세대 상조기업인 보람그룹의 선수금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부금선수금은 회사가 상조회원 가입약관에 따라 계약자가 매월 또는 정해진 기간 동안 납입한 금액입니다.
이는 3위, 4위 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인데요. 후발주자였던 교원라이프와 대명스테이션은 가전 결합 상품을 통해 선수금을 늘렸습니다.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상조서비스에 가입한 뒤 만기까지 유지하면 무상으로 지급하는 등의 서비스로 부금 규모를 키웠습니다. 특히 고가 가전을 선택할 경우 여러 구좌를 터서 더 많은 납부액을 내야 해 선수금 늘리기에 용이합니다. 이밖에도 이들 업체는 그룹사의 여행, 리조트 상품 등과 상조 상품을 결합, 청년층의 가입을 유도했습니다.
덕분에 양사의 선수금 규모 대폭 커졌습니다. 교원라이프의 지난해 선수금은 전년 대비 13.6% 증가했고, 대명스테이션의 선수금은 전년 대비 15.3% 늘었습니다. 매출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원라이프의 매출액은 1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 성장했습니다. 대명스테이션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2559원으로, 전년 대비 171.5% 급증했습니다. 대명의 경우 부동산 매각 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미지=교원라이프)
교원라이프는 성장의 비결로 그룹 내 핵심 사업과 더불어 각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결합상품 및 라이프케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인 점을 꼽았습니다. 제휴사 위탁판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기존 방문판매 시 발생하는 영업사원 수당과 제반비용 등 영업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절약된 비용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미래 경조사에 대비하면서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자사 결합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특히, 10년 이상 고객의 목돈을 보호해야 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선택받는 이유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명스테이션은 상조 외에 해외여행, 크루즈, 어학연수 서비스 등 다양한 전환서비스로 고객들을 유치했습니다. 자체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인 버킷마켓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서비스와 결합 상품을 선보이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가입률을 끌어올렸습니다.
그러나 양사의 행사 매출은 아직 저조한 수준입니다. 행사 매출은 상조서비스 가입자가 장례 등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수익인데요.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의 행사 매출이 1000억원을 훌쩍 넘는 데 반해 교원라이프와 대명스테이션의 행사 매출액은 100억원대입니다. 지난해 교원라이프의 행사 매출액은 152억원, 대명스테이션의 행사 매출액은 174억원이었습니다.
전체 영업수익 대비 행사 매출의 비중을 보면 프리드라이프 56.2%, 보람상조 71.0%, 교원라이프 12.1%, 대명스테이션 6.8% 수준입니다. 가전 결합 상품의 비중이 높다보니 장례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적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1세대 상조기업과 후속 사업자 간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 1991년 사업을 시작한 보람상조는 상조사업 기반이 다져져 있기 때문에 실속 가입자 수를 늘려 행사를 치러 매출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반면 후발 사업자들은 파이를 늘리기 위해 이종결합 등 파격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액 납부 고객을 확대했습니다.
한국상조산업현회 관계자는 "후속 사업자인 교원라이프와 대명스테이션은 소비자에게 혜택을 많이 주는 형태로 모집을 했다. 앞으로 상당기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재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선수금만 놓고 보면 교원라이프가 보람상조를 올해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조회사 입장에서는 잠정 고객을 확보해서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입자 수로 보면 보람상조가 신규 가입자 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보람상조는 소액으로 장기간 납부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를 통해 자금 회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가입자가 많으면 새로운 마케팅 하기에도 용이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