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ETRI 컨퍼런스 2025’에서 초저지연 차세대 통신, AI 로봇, 양자암호 등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 성과를 대거 공개했습니다.
5일 방승찬 ETRI 원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TRI 컨퍼런스 2025' 개회 행사에서 차세대 통신 기술, 인공지능(AI) 안내로봇 등을 소개하며 그간의 연구 성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TRI 2025' 컨퍼런스에서 개회 행사를 진행하는 방승찬 ETRI 원장 (사진 = 뉴스토마토)
방 원장은 이날 서울과 대전, 부산 왕복 800㎞ 구간에서 5밀리초(㎳) 미만의 초저지연 전송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시연을 위해 각각 대전과 부산에서 대기 중인 직원들과 실시간 가위바위보 게임을 진행하는가 하면, 메타버스 속에서 크라잉넛의 '밤이 깊었네'를 함께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서브테라헤르츠(Sub-㎔) 대역과 10㎓ 광대역폭을 활용한 다중 송·수신 기술을 활용해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했다고 방 원장은 설명했습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로봇 에디(EDDI)의 시연도 이어졌습니다. 통신 시연을 마친 방 원장은 'AI 안내 로봇' 에디를 단상 위로 호출했는데요. 실시간 음성 안내·대화 기능이 탑재된 에디는 장애물, 계단, 사람 등을 인식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안내합니다. ETRI는 고성능컴퓨팅(HPC) 가속기 탑재 슈퍼컴, 다초점 입체영상 재현 기술 등도 추가적인 연구 성과로 꼽았습니다.
'AI·양자가 만들어가는 미래 컴퓨팅 혁신' 세션에서 발표 중인 김정녀 사이버보안연구본부 본부장 (사진=뉴스토마토)
본 행사는 'ETRI의 현재,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7개 기술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그 중 'AI·양자가 만들어가는 미래 컴퓨팅 혁신' 세션에서는 ETRI가 자체 개발한 HPC 시스템과 고성능신경망처리장치(NPU) 최적화 기술 등을 선보였는데요. 이밖에도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용 광집적화모듈 기술을 소개하면서 범죄 예측, 지능형 네트워크 침해위협 탐지 등 ETRI가 수행한 AI 보안 연구성과도 공개했습니다. 해당 세션 진행을 맡은 김정녀 ETRI 사이버보안연구본부 본부장은 "AI를 활용한 보안기술과 AI 자체 보안기술을 합친 트러스트 워티(Trust worthy) 기술을 활용·강화해 보안 성과를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상과 하늘이 어우러진 초연결 6G 통신 혁신' 세션에서 발표 중인 김일규 이동통신연구본부 본부장 (사진=뉴스토마토)
'지상과 하늘이 어우러진 초연결 6G 통신 혁신' 세션도 주목을 끌었는데요. 여기서는 기술이전 및 국산화에 성공한 ETRI 5G 스몰셀 소프트웨어 '5G-SORAN'을 공개했습니다. ETRI가 바라보는 차세대 통신 6G의 핵심 원천기술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는데요. ETRI는 현재 200건 이상의 6G 무선 분야 핵심기술 특허를 출원한 가운데, 네트워크 전력 절감을 위한 적응적 안테나 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올해말 누리호에 탑재해 발사하는 저궤도 초소형 통신위성과 내후년 발사 예정인 정지궤도 공공복합통신위성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다만 6G 상용화는 현재로서는 기술 시연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요. 김일규 ETRI 이동통신연구본부 본부장은 "기술 시연이 이어지고 있지만 6G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짚었습니다.
이밖에 △'국가전략프로젝트 발굴 및 투자타당성 검토' 세션에서는 초현실 공간결합 'DAVOM'의 투자타당성 검토 결과를 공유했고,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차세대 AI 혁신'에서는 자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에이전틱 AI기술의 개발 상황이 소개됐습니다. 또 △'디지털 융합을 통한 미래 산업 사회 혁신'에서는 산업·에너지·바이오의료·국방 분야에서의 기술 현황을, △'초실감 공간현실 기술의 혁신'에서는 입체공간 미디어·다초첨 디스플레이 등의 최신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지역 미래 신사업 성장을 견인하는 디지털 혁신'에서는 도시 인프라 지능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성과가 소개됐습니다.
기술 세션 외에 행사장 곳곳에서는 ETRI 성과를 직접 볼 수 있는 기술 전시가 이어졌는데요. 이번 행사엔 주최측 추산 2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TRI 기술 전시장에서 참가자들이 라이브 원격 협업 메타버스 공연에 참가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