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제 휴전 권고로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공습의 단초가 됐던 이란 핵시설 파괴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미 공군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격인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다.(사진=로이터제공, 연합뉴스)
<CNN>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지난 21일 작성한 초기 보고서를 통해 이란 폭격이 핵 프로그램을 전면 파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생산해 가지고 있던 농축우라늄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DIA 보고서를 근거로 "공습은 핵시설의 출입구를 봉쇄했을 뿐 지하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고 일부 원심분리기는 여전히 손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앞서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벙커버스터를 동원한 이란 핵 시설 공습을 통해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인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해당 보도를 즉각 반박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가 유출된 것은 시인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폄훼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 완벽하게 수행된 임무를 수행한 용감한 전투기 조종사들을 깎아내리려는 명확한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CNN에 "우리는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폭탄이 파괴적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단순히 대통령과 성공적인 작전을 훼손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로 향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발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이날 예정됐던 연방의회 정보 브리핑을 돌연 연기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상원과 하원 의원들에게 지난 21일 이란 핵시설 공습과 이란의 카타르 미군 기지 보복 공격 등 최근 상황을 비공개로 설명할 예정이었습니다.
가까스로 휴전에 이르기는 했지만 평화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NYT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습니다. 다만 다른 이란 고위 당국자는 "핵 활동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