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7월 14일 17: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필옵틱스(161580)가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3자배정 유상증자로 174억원 조달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필옵틱스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난 3년간 매출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현금 유동성도 충분한 상황에서 17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 의문이 제기된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는 나이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티케이지(TKG)태광(옛 태광실업)이라 사업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필옵틱스 지분 2.24%를 보유할 전망이다.
(사진=필옵틱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필옵틱스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운영자금 174억원을 조달하기로 최근 공시했다. 납입일은 오는 7월22일로 예정됐다.
필옵틱스는 마련한 운영자금으로 반도체 유리기판용 반도체 장비를 개발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필옵틱스 올해 1분기 매출은 32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02억원보다 줄고, 영업손실은 3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20억원보다 확대됐다. 필옵틱스 매출은 지난 2023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4109억원으로 1000억원 넘게 증가한 가운데 올해 1분기 들어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이에 필옵틱스는 보다 경쟁력 있는 반도체 장비를 캐시카우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필옵틱스는 핵심 고유 기술인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제조공정과 반도체, 태양광 등에 사용되는 첨단 자동화장비를 제작하고 공급하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 분야 매출은 지난해 1분기 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218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이차전지 공정장비 매출은 지난해 1분기 573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억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반면 기타 부문에 해당하는 반도체 및 태양광 장비 등 매출은 지난해 1분기 53억원에서 올해 1분기 99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은 기업에서 보유 현금 부족할 때 진행하지만, 필옵틱스의 경우 유동성은 충분한 상태다. 올해 1분기 필옵틱스 유동비율은 142.93%로 양호한 편이다. 통상적으로 유동비율이 100%를 넘으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한다. 같은 기간 필옵틱스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도 1231억원에 달해 현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필옵틱스가 티케이지태광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필옵틱스는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을 하는 목적에 대해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 투자자금을 확보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티케이지태광은 이번 유상증자로 필옵틱스 주식 51만3015주를 보유하게 된다. 신주는 오는 8월8일 상장 예정이며 1년간 보호예수할 예정이다. 5만3015주는 발행주식총수 2288만5732주의 2.24%에 달한다. 티케이지태광은 지난해에도 두 곳을 인수합병(M&A)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유리기판 시장은 지난해 23억달러에서 2034년 4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