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국가대표 AI, 이제 시작이다

입력 : 2025-08-06 오전 6:00:00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에서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등 5개 팀이 '국가 대표 AI'로 선발됐다. 이들을 통해 글로벌 AI 기술 경쟁에서 독자적인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국내 AI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야심찬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 기업 컨소시엄 선발에는 15개 팀이 지원, 치열한 경쟁를 뚫고 5개 팀이 선정됐다. 'K-AI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될 이들은 2027년까지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을 가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6개월 단위 평가를 통해 최종 2개 팀을 가려낼 예정이다. 총 2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카카오와 KT를 비롯한 일부 컨소시엄은 아쉽게도 이번 발표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곧 '특화 AI 모델' 개발 사업 공모를 통해 이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정 산업이나 분야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육성,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모델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선정되지 못한 기업들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도 별도로 확보하고, AI 모델 학습 및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역시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밖에 정부는 AI 기술 혁신을 이끌 고급 인재 양성 및 산·학·연 협력을 통한 연구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기업이 AI 기술력을 높이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상 속에서도 생성형 AI 활용이 늘고 있지만 사실 업무를 위해 국내 기업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는 듣기 힘들다. 한국 기업의 생성형 AI 서비스로는 LG AI 연구원의 엑사원, 네이버의 클로바X, 카카오 KoGPT, SK텔레콤 에이닷, 업스테이지 아숙업, 뤼튼테크놀로지스 뤼튼 등이 꼽히는데 사실 우리에게는 챗GPT, 제미나이, 코파일럿이 익숙한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이 AI 기술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30.6%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활용률은 23.8%로, 서비스업(53%)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 특화 AI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니더라도 기회는 충분히 남아 있다. 
 
비록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되지 못했더라도 특화 AI 개발 등 다른 분야에서 경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정부의 노력은 AI에 대한 산업 전반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다. 디지털 주권 확보를 위한 긴 여정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고 있다. 디지털 주권 확보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맺어 '국가 대표 AI'라는 이름에 걸맞는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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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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