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면접 연습에 밤새웠어요"…금융권 채용 박람회 '후끈'

입력 : 2025-08-20 오후 3:53:14
 
[뉴스토마토 신수정·이재희 기자] "은행 취업을 생각하며 밤새 모의 면접 질문에 답하는 연습을 했는데 여전히 긴장됩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금융권 채용 박람회에 청년 구직자들이 대거 몰렸습니다. 이날 '2025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는데요. 오전부터 정장을 차려입은 청년 구직자들이 면접을 준비하는 등 열기가 가득했습니다. 
 
이번 채용 박람회는 은행·증권·보험·금융공기업 등 금융기관 76개사와 핀테크·IT 기업 4개사 등 역대 최다 규모인 80개사가 참여했습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금융권에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주길 당부드린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우리 미래인 청년들이 꿈과 열정을 펼칠 기회를 꼭 얻어가길 기원하고 응원한다"고 밝혔습니다. 
 
2025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20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렸다. (사진=신수정 기자)
 
채용 한파 흐름에도 박람회에는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한 구직자들이 가득했습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부터 군인, 학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구직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여기저기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상담을 받거나 체험 부스에서 굿즈를 받았고 정장을 입은 구직자들은 곳곳에 서서 현장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인 A(27)씨는 "현재 타 금융기관에서 인턴 중인데 현장 면접 등 노하우를 얻어 최종 면접에 합격하고 싶다"며 "오후에 모의 면접이 있는데 약간 긴장되지만 준비한 대로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직청원휴가를 내고 채용 박람회에 참여한 군인 B(22)씨는 "제가 알던 은행 여러 개가 보여서 신기했고 다들 금융권 취업하려고 면접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텅 빈 지방은행...시중은행과 대조
 
각 은행 부스의 달라진 분위기도 눈에 띄었습니다. 시중은행 부스에서는 쉴 틈 없이 몰리는 구직자들로 인해 빼곡히 앉아 면접 순서를 기다려야 했으나 경남은행,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 부스에는 구직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어 텅 빈 모습이었습니다. 
 
20일 서울 DDP에서 열린 2025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시중은행 부스에 많은 구직자가 몰려들었다. (사진=신수정 기자)
 
시중은행 부스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인원은 더 많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며 "우수 면접자에 한해 서류 1차 전형을 통과시키는 등 채용 문을 넓히고 있어 많은 이들이 몰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신입 직원 채용을 거의 하지 않아 현장 면접을 따로 실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인턴십 등 전반적인 채용 관련 질문에 대해 상담하는 방식으로 부스가 운영됐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만 참여했으며 출범 3년 차인 토스뱅크는 경력 위주로 채용하고 있어 부스를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은행 부스 관계자는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경력직 채용이나 인턴십은 진행하고 있어 관련해서 궁금한 내용에 대해 답변해주는 식으로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직청원휴가를 내고 채용 박람회에 참여한 군인이 AI 모의 면접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온·오프라인서 AI 모의 면접 '눈길'
 
이날 현장에는 80곳의 참가 금융사가 진행하는 현장 면접, 모의 면접, 채용 상담 외에도 △인공지능(AI) 모의 면접 △현직자 코칭챗 △1대1 맞춤형 컨설팅 등 부스가 마련됐는데요.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AI를 활용한 모의 면접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며 실전처럼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AI가 생성한 면접 질문에 열심히 답하면, 이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역량 분석과 직업 가치관, 업무 스타일, 강점과 약점 등을 연계한 결과지를 받아보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AI 모의 면접을 경험한 참가자 김모씨(24)는 "생각보다 면접 결과가 자세하게 분석돼 괜찮았다고 생각한다”며 “면접자의 말하는 속도나 목소리 톤 변화를 잘 캐치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AI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관계자는 "채용 프로세스도 여러 단계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류 평가 단계부터 지원자를 꼼꼼히 분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AI를 토대로 자소서에서 놓치기 쉬운 오기재, 반복 기재, 블라인드 요소 위반 등을 빠르게 검토하고 면접과의 연계성까지 확인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면대면 면접보다는 소통이 원활한 느낌을 받지 못하는 한계가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다른 AI 모의 면접 참가자 황모씨(27)는 "아직까지는 사람의 눈을 마주보면서 말하는 구도가 아니다 보니까 말하려는 바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 등 소통의 느낌은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아쉬운 점을 전했습니다. 
 
금융사별 컨퍼런스…구직자 업권별 전략 대비
 
한편 메인 무대에서는 이틀 동안 '모티베이션-핏 컨퍼런스'란 이름으로 금융회사별 주제 발표가 진행됩니다. 주최 측은 기업 문화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조직과 개인이 조화를 이루는 취업 전략을 제시하는 채용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컨퍼런스라고 설명했습니다. 
 
20일에는 △금융공기업 △고졸 취업 △카드사 △해외 취업을, 21일에는 △은행 △핀테크 △금융투자사 △보험사를 주제로 30~40분 가량의 강의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구직자에겐 금융업권별로 구직 전략 차이를 확인하고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이모(23)씨는 "오늘 면접을 돌고 내일 다시 와서 증권사와 보험사 컨퍼런스를 들어볼 생각"이라며 "모의 면접이나 현직자 상담 외에도 각 업권의 이슈나 미래 경영 방향성을 확인하는 자리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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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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