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바이넥스, 매출은 커졌지만 유동성은 '흔들'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매출 지난해 매출 90% 달성
운전자본 부담에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지속
현금창출력 약화에 장단기차입금 763억원까지 늘어

입력 : 2025-09-1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9일 16: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바이넥스(053030)가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매출의 증가에 힘입어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넉넉히 채워넣은 수주고와 주요 계약사발 호재에 향후 매출 전망도 밝다. 다만 급격히 늘어난 운전자본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바닥을 드러낸 현금 보유량에 다시 운전자본 조달을 위해 차입을 실행하는 악순환을 끊어내야만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바이넥스)
 
바이오 CDMO 사업부문발 실적 반등 신호탄…수주고도 넉넉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넥스는 올해 상반기 8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612억원 대비 37.75%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지난 2023년 1548억원에서 2024년 1301억원으로 줄어든 매출이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현재 바이넥스는 정장제 및 점안제를 주력으로 케미컬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의약품 사업부문과 바이오의약품의 초기 세포주 개발 및 공정개발부터 원제, 완제를 포함한 GMP 생산까지 가능한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오의약품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케미컬의약품은 정부 규제 및 정책 변화로 인한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고,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업계의 자금 경색으로 수주 계약 지연과 감소,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 수검 사전 준비에 따른 송도공장의 일시적 생산중단으로 매출이 감소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48.13%를 차지하는 원제·완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매출이 매출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 해당 품목 매출은 2023년 611억원에서 2024년 451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반기 만에 406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매출의 90%를 달성하며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수주 곳간도 넉넉히 채운 상태여서 향후 매출 전망도 밝다. 바이오사업부 전체 수주잔고는 2022년 말 667억원에서 2023년 말 284억원까지 감소했지만, 올해 반기 말 기준 803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더해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공시한 208억원 규모의 상용화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급 계약 내역을 포함하면 수주잔고는 1011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바이넥스가 CDMO 매출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동사가 DS(원료의약품) 생산을 담당하는 셀트리온의 악템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과 유럽에 출시될 예정으로, 상업화 생산 본격화가 기대된다"며 "또한 6월에는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DS 임상 물질 2종에 대한 생산 계약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162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하반기 실적 반영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급증한 운전자본에 현금흐름 악화…보유 현금 상회하는 차입금 '부담'
 
다만 매출 회복과 동시에 큰 폭으로 늘어난 운전자본으로 악화된 현금흐름, 약화된 현금창출력으로 인해 늘어만 가는 차입 부담의 악순환은 풀어내야 할 숙제다.
 
바이넥스는 올해 반기 누적 16억원의 영업이익과 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지난해부터 이어온 분기 영업적자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에 이어 마이너스(-)를 유지했으며,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총 247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전기말 257억원에서 당반기말 97억원까지 줄었고, 단기금융상품은 16억원 남짓에 불과해 보유 현금성 자산 규모는 총 115억원에 그친다.
 
현금흐름 악화에는 운전자본 증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통상 운전자본이 늘어나면 실제 현금은 빠져나간다. 지난해 말 기준 188억원이었던 유동자산에 속한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6개월만에 115억원 늘어난 303억원으로 집계됐고,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310억원에서 404억원으로 94억원 늘었다.
 
매출 성장에는 운전자본 증가가 수반되지만, 올해 반기 운전자본의 증가는 다소 이례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바이넥스는 지난 2023년 상반기 누적 877억원의 매출을 시현한 바 있는데, 당시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228억원, 재고자산은 291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시 전년도 말 시점의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243억원, 재고자산 291억원과 비교해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늘어난 운전자본 부담에 현금창출력이 약화돼 보유 현금이 줄어들고,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운전자본 조달을 위해 차입이 이뤄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바이넥스는 최근 들어 운전자금 목적으로 신규 차입 실행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부채가 599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반기말에는 단기차입부채가 341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장기차입부채가 422억원 잡히기 시작하면서 전체 차입금 중 장단기 차입금의 비중을 일부 조정한 모양새다.
 
<IB토마토>는 바이넥스 측에 급격한 운전자본 증가의 원인과 매출 반등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시점에 대해 문의하고자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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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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