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탄소세 초읽기…K-조선 ‘미소’, 해운 ‘울상’

17일 표결, 20~24일 확정
“해운사 수천억 벌금 전망”
조선사 친환경선 수주 기대

입력 : 2025-10-15 오후 2:39:54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국제해사기구(IMO)가 국제 해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넷제로 프레임워크’ 이행 방안을 17일 발표합니다. 국내 해운사는 친환경 선박 비중이 낮아 부담이 커지는 반면, 조선사는 추가 수주가 기대돼 업계의 표정이 엇갈립니다. 
 
조선업계 CG. (사진=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IMO는 영국 런던에서 제2차 임시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임시총회를 열었습니다. IMO는 오는 17일까지 ‘넷제로 프레임워크’ 채택 여부를 표결하고, 20~24일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 확정할 방침입니다. 
 
넷제로 프레임 워크는 해운 부문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첫 글로벌 규제안으로 해운 탄소세를 골자로 합니다. 해운 탄소세란 전 세계 해운사들이 보유한 5000톤(t) 이상 선박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배출량에 비례해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탄소 1t당 100~380달러를 부과할 예정이며, 2027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 해운사들은 친환경 선박 비중이 낮다 보니 막대한 벌금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 선사들이 운영 중인 선대 중 친환경 선박 비중은 약 5.9%에 불과합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환경에서 탄소세가 도입되면, 국내 선사들이 내야 할 벌금은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친환경 선박에 경쟁력을 갖춘 조선업계에는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의 대체연료 선박 비중은 2023년 기준 7.7%에 그쳐, 향후 선박 교체 수요가 커질 전망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암모니아 추진선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처리 장치와 독성 위험 구역 설정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대만 양밍해운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을 7척 수주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프랑스 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추진 원유 운반선의 기본 인증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선박 규제까지 겹치면서, 한국 조선소는 최대 경쟁자인 중국에 대한 견제 효과로 수혜를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은 14일부터 중국 선박에 대해 t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2028년 140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중국의 전 세계 조선 발주량은 지난해 74.5%에서 올해 3분기 기준 58.8%로 줄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13.3%에서 25.9%로 늘어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조선소의 전 세계 친환경 선박 수주 점유율은 70%, 한국은 18% 수준”이었다며 “최근 규제 환경 변화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혜정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