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사무가구 기업
코아스(071950)에 명암이 동시에 드리웠습니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정상들의 의자를 협찬하는 영광을 안았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당하며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벌점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이달 10일 코아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됐습니다. 코아스가 정리매매 중이던 이화그룹 3사 관련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이 때문에 42점이라는 높은 벌점을 받았습니다.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이어서 관리종목으로도 지정됐습니다. 공시 위반 제재금은 6억2000만원에 달합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불성실공시에 따른 누계벌점이 최근 1년간 15점 이상 추가되거나 기업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고의나 중과실로 공시의무를 위반해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관리종목 지정은 코아스 자금 운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아스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영업 적자를 기록해왔습니다. 자금 여력이 없어 외부 차입에 의존해왔는데요. 이번 관리 종목 지정으로 대출 등의 제약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코아스는 현재 이화전기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만약 경영권 확보가 무산된다면, 코아스가 그동안 모아온 이화그룹 지분의 의미가 퇴색됩니다.
'2025 APEC 정상 회의장'에 코아스의 안동 산불 피해목을 활용한 테이블과 정상용 의자가 배치돼 있다. (사진=코아스)
이런 가운데 코아스는 APEC 정상회의라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는데요. 코아스는 이달 말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에 정상 회의장과 정상 집무실, 귀빈 대기실 등 주요 공간에 친환경 프리미엄 가구 17종, 총 142점을 협찬합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들이 앉게 될 정상용 의자 '마론 체어'를 공급하는데요. 이 제품은 대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바이오 가죽이 적용된 친환경 제품입니다. 이 대통령 집무실 및 회의실 테이블, 양자 정상회담 테이블 등은 지난 3월 안동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그을린 산불 피해목을 활용해 제작됐습니다.
코아스는 내부에 '팀K'라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이번 APEC 정상회의 협찬을 준비해왔습니다. 10명으로 구성된 팀K는 현재 사무실도 따로 마련해 해당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아스는 마론 체어를 일회성 협찬용 의자로 그치지 않고 일반에 한정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이번 APEC 정상회의가 끝나면 팀K는 내년 1월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준비에 돌입하게 됩니다. IT와 접목된 사무가구를 세계 무대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민경중 코아스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산림 외교라 부르고 싶다. 불에 탄 숲의 마지막 나무가 세계 정상들의 발 아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한국이 세계에 전화는 숲의 언어, 평화의 언어"라고 강조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