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 "K-핵잠, 적극 지원…미군 지상장비 MRO도 한국서"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 기자회견
안규백 국방 장관 "미래지향적 협력안 도출"
공동성명 '조인트 팩트시트' 이후 공개"

입력 : 2025-11-04 오후 4:01:01
4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국방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했다"며 "최선을 다해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다른 유관기관인 국무부, 에너지부 등과 긴밀하게 협조하겠다"며 "잘 알다시피 미국은 동맹들이 강하고, 능력이 제고되길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헤그세스 장관은 "그런 차원에서 한국이 모델과 같은 국가"라며 "한국이 더 큰 능력, 최고의 능력을 갖는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열고 승인한 것이고, 이것이 한국 자체 방어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에도 도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승인 과정을 거치는지는 여기서 자세한 말씀을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양국이 선의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토론하면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은 조선업에 대해 세계적 능력을 갖고 있다"며 "잠수함뿐만 아니라 수상함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 심화해 나가길 원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방산 협력, 특히 유지·보수·운영(MRO) 분야에서의 협력에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며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한국 땅에서 미국 군함의 MRO를 직접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은 한국이 세계 유수의 조선업 역량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입증해주는 사례"라며 "군함 MRO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모든 준비 마쳤을 뿐만 아니라 지상 장비 부분까지 확대하는 것에 공감했다"고 전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프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4일 오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과 관련해서는 '전략적 유연성 필요'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을 통해 한반도의 안정과 한국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하다"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역내 다른 비상사태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헤그세스 장관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국에 위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확장억제를 변함없이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동맹 차원에서 노력하는 동안 세계 도처에서 여러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직시해야 하는 현실이고, 한·미가 솔직한 대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재래식 전력 방어에선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SCM 확대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SCM에서 논의 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회복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공동성명도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SCM을 통해 다시 한번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과 견고한 연합방위태세를 확인했다"며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안보 환경과 미래에 대응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방안 도출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은 양국 간 '조인트 팩트시트' 작업이 진행 중인 관계로 추후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세한 내용은 합의문이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헤그세스 장관도 "한·미 국방 수뇌부 간의 이견은 없다"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이 예상 못 한 범위까지 많은 논의를 했고, 이것이 공동선언에 충실 반영돼야 했다. '조인트 팩트시트'가 조속히 마무리되면 이를 토대로 공동성명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그만큼 '딜'이 크다 보니까 최종 조율에 시간이 걸린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올해 초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핵무기 개발 우려가 있는 민감국가 지정한 것과 관련해 안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는 흔들림 없는 약속"이라며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가입국으로서 핵을 본질적으로 가질 수 없는 나라이고, 따라서 한국의 핵무기 개발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 장관은 "한국이 핵을 가질 수 없어서 미국 핵과 한국의 재래식 무기를 결합한 핵·재래식 통합(CNI) 체제가 구축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공동 기자회견 직후 공개가 예상됐던 공동성명 발표가 미뤄지면서 한·미 정부가 작성 중인 조인트 팩트 시트에 전작권 회복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SCM 공동성명에 현재 진행 중인 전작권 회복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종료와 마지막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돌입 시점이 명시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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