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경매 물건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면서 낙찰가율이 3년 4개월 만에 다시 100%를 넘겼습니다.
14일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전월(99.5%)보다 2.8%포인트 오른 102.3%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것은 2022년 6월 이후 처음입니다. 매매가격 급등으로 감정가가 시세를 따라가지 못한 데다 규제지역 확대 이후 경매가 ‘우회 투자처’로 부상한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 한강변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한강변 주요 지역의 열기가 두드러졌습니다. 광진구 낙찰가율은 135.4%, 성동구는 122.1%, 용산·송파·강남 등도 모두 110% 안팎을 기록하며 감정가를 크게 뛰어넘는 가격에 낙찰됐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직후인 지난달 말에는 광진·성동 일대에서 130%를 넘는 고가 낙찰이 하루에 여러 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서울 전체 낙찰률은 39.6%로 전월 대비 11.1%포인트 하락하며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노원·중랑·금천 등 외곽 지역에서 유찰이 늘어난 영향으로, 인기 지역과 외곽 지역 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강변과 주요 핵심지에서는 낙찰가율이 120~130%대까지 치솟은 반면, 외곽 지역은 낙찰률이 떨어지며 경매시장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외곽은 유찰 증가…경매시장도 ‘양극화’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실거주 의무를 피하려는 수요가 인기 지역 경매로 몰리면서 고가 낙찰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거 선호도가 낮은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유입되지 않아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서울 내에서도 주요 지역의 낙찰가율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성동·광진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으면서 향후 상승 여력이 있는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매는 바로 임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이후 투자자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고, 경기권에서도 하남·안양 동안 등 기존 강세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낙찰가율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주현 위원은 “최근 규제로 서울·수도권 매매시장은 거래가 얼어붙은 반면, 경매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낙찰가율 급등이 단기간의 현상으로 끝날지, 향후 가격 흐름을 예고하는 신호가 될지는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