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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8일 15: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난해 전환가액을 밑도는 주가의 흐름으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전액을 조기상환했던
알리코제약(260660)이 1년 만에 또 다시 동일한 규모의 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리스크에 직면했다. 3분기 말 기준 회사는 보유 현금의 2배가 넘는 규모의 차입금 상환 부담을 안고 있어 풋옵션이 현실화될 경우 유동성 압박이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사측은 풋옵션 행사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 차입금의 경우 만기 연장과 분할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알리코제약)
지난해 2CB 전량 조기상환한데 이어 3CB 풋옵션 리스크 부상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0일부로 알리코제약이 지난 2023년 11월 발행했던 100억원 규모 3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첫 번째 조기상환지급일이 도래했다. 당시 사측은 원부재료 매입 등 회사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CB를 발행했으며, 3분기 말 기준 사모자금은 계획대로 모두 소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전환청구된 내역은 없고 잔여 권면총액은 100억원이다.
3회차 CB의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6221원이었지만, 지난해 7월 시가하락에 따라 최초전환가액의 80%로 책정된 최저조정가액 4977원으로 조정된 상태다. 이날 종가 기준 회사의 주가는 3830원으로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발행 당시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로 비교적 낮은 수준의 이자율이 책정돼 사채권자의 입장에서 만기일인 2028년까지 사채를 보유할만한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도 풋옵션 행사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이미 회사는 지난해에도 투자자들의 풋옵션 청구로 인해 CB가 자금 압박 부메랑으로 돌아온 바 있다. 알리코제약은 2022년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했다. 3회차 CB와 동일하게 표면이자율이 없고 만기이자율은 1%로 책정됐었다.
2회차 CB 역시 전환가액이 리픽싱을 거쳐 최초 전환가액의 80%로 책정된 최저조정한도에 도달했고, 지난해 결국 총 네 차례에 걸쳐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만기전 취득이 이뤄졌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전환사채 상환에 따라 총 103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기재됐다.
3회차 CB가 2회차 CB와 다른 점은 사채 발행 대상이 단일 FI라는 점이다. 100억원 규모의 3회차 CB 전량은 교보 헬스케어 신기술 사업투자조합 제1호를 대상으로 발행됐다.
알리코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채권자에게 조기상환 행사에 대한 의사를 들은 바는 없으나 할 것으로 예측하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금 2배 웃도는 유동성 차입부채 부담…현금창출력은 회복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매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중이다. 연도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234억원에서 2023년 191억원을 거쳐 2024년 155억원까지 줄었고, 단기금융상품은 2022년 65억원에서 2023년 62억원으로 줄어들더니 2024년 7억원까지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현금및현금성자산 160억원, 단기금융상품 6억원 등 총 166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반면 같은 기간 차입금 규모는 꾸준히 몸집을 불렸다. 단기차입부채는 2022년 161억원, 2023년 229억원, 2024년 341억원으로 늘었고, 유동성장기부채는 2022년 20억원, 2024년 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단기차입부채 349억원, 유동성장기부채 27억원으로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성 부채의 규모만 378억원에 달하며 보유 현금성 자산의 두 배를 상회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3회차 CB에 대한 풋옵션 행사가 더해질 경우 알리코제약의 단기채무 상환 능력은 더욱 불안정해질 전망이다.
다만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회사가 외형성장을 지속함과 동시에 단기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리코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52억원, 당기순이익 -5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는데, 사측은 약가인하 및 제품생산 품절 등 이슈로 인해 제품매출이 감소했으며, 원부재료, 제상품 재고증가 및 재고평가손실에 따른 원가율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381억원 대비 10.72% 상승했으며, 연매출 2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은 27억원, 당기순이익은 4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실적 흑자 전환과 발맞춰 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18억원을 기록,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알리코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동성 관련 단기차입금액 등은 3분기 공시와 같으나 10월말 자금수지 개선으로 200억 확보에 단기차입금 346억중 일부 상환 후 대부분 금액은 연장됐으며 매년 일정금액을 분할상환 되고 있는 상황으로 유동성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