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집값'에…자산 불평등 '역대 최악'

자산 5.7억 중 부동산이 75%…가계빚 평균 9534만원
분배지표 일제히 악화…소득·자산 '부의 양극화' 심화

입력 : 2025-12-04 오후 4:48: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 가구의 평균 자산은 늘었으나, 자산 불평등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가구의 부채도 전년보다 4% 이상 증가했는데, 전월세 가격 상승 등 임대보증금이 오르면서 부채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계층 간 불평등을 보여주는 분배 지표 역시 일제히 뒷걸음질 쳤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계층 간 소득·자산 양극화가 뚜렷해지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월셋값 상승에 '빚' 늘어도 순자산 5% 증가 
 
4일 국가데이터처·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습니다. 저축과 주식 등 금융자산이 1억3690만원으로 2.3%,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4억2988만원으로 5.8% 각각 늘었습니다. 특히 실물자산 중 거주 주택 이외 부동산이 7.5%로 높은 증가율을 보여 자산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534만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습니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는데,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부채의 주범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아진 전·월세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 금융부채는 6795만원으로 2.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임대보증금은 2739만원으로 10.0%나 급증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입니다.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증금 규모가 커진 이유가 컸습니다. 전체 부채에서 임대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8.7%로 전년보다 1.4% 확대됐습니다.
 
이에 따라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가구당 순자산은 4억7144만원으로 전년보다 5.0% 늘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부채가 4.4% 늘었지만, 자산이 더 큰 폭(4.9%)으로 증가하면서 가구의 순자산은 5.0% 늘었다"며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감소하는 등 가계의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부자만 더 부자 됐다…순자산 지니계수 '역대 최고'
 
하지만 수도권 집값이 뛰면서 가구당 소득과 자산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습니다. 특히 늘어난 몫이 위쪽에 집중되면서 상위 10%가 절반 가까운 순자산을 보유하는 등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일제히 악화했습니다. 실제 자산이 가장 많은 10분위(상위 10%) 가구가 전체 가구 자산의 46.1%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6%포인트 늘어났습니다. 반면 3분위부터 9분위까지 점유율은 모두 작년보다 감소했습니다.
 
다섯 개 분위별로 나눠봐도 소득 상위 구간인 5분위 구간의 순자산 점유율은 전체의 47.3%를 차지해 전년보다 1.3%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면 1분위(-0.6%), 2분위(-0.2%), 3분위(-0.4%), 4분위(-0.1%)의 점유율은 모두 줄었습니다. 상위 소득 가구의 순자산 증가가 전체 순자산 증가를 견인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325로 전년보다 0.002포인트 상승해 불평등이 심화했음을 보여줬습니다. 2022년, 2023년에 감소한 지니계수는 3년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습니다. 지니계수는 계층 간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평등할수록 0에, 불평등할수록 1에 가까워집니다. 순자산의 불평등을 나타내는 순자산 지니계수 역시 전년 대비 0.014 증가한 0.62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 역시 5.78배로 전년보다 0.06배포인트 증가해 빈부 격차가 더욱 확대됐습니다. 상대적 빈곤율 또한 15.3%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악화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5분위 고소득층 소득이 4.4%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으로 분배 지표가 다소 악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이 아파트가 밀집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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